대구의 슬픔 함께 한 '자클린의 눈물'...코로나19 사태 속 온라인 공연 주목

  • 노진실
  • |
  • 입력 2020-04-06 12:01  |  수정 2020-04-06 12:55  |  발행일 2020-04-07 제20면
중계카메라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온라인 공연을 카메라로 중계하는 모습.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현장 관객없이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공연 방식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 대구의 한 공연장에서 자크 오펜바흐의 곡 '자클린의 눈물'이 흘러 나왔다.
묵직한 첼로 선율이 인상적인 이 곡은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영국 출신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를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비운의 천재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는 희귀병으로 투병하다 요절한다. 그런 사연 때문인지 유독 애잔한 이 곡은 또 한편으로는 무척 아름다워서, 깊은 슬픔에 빠진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는 듯 하다.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로 인해 대구의 슬픔이 극에 달했던 3월12일, 이 곡을 '대구문화예술회관 dac on live' 공연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날 공연을 한 '트리오 베아트리체'(피아노 박소현, 바이올린 김은지, 첼로 김유진)는 첫 곡으로 '자클린의 눈물'을 연주했다. 생생한 첼로와 바이올린, 피아노 선율이 코로나19로 지친 대구시민의 마음을 위로하는 듯 했다.

이 공연은 현장 관람객없이 온라인을 통해 중계됐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난달 인터넷과 모바일로 생중계하는 특별한 공연을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연을 전후해 공연장 방역을 하고, 현장에 관람객은 없다.
출연진 대부분은 대구를 기반으로 하는 아티스트들로, 성악과 국악, 클래식 악기와 댄스, 재즈 등 장르는 다양했다. 아티스트들은 실제 관객 앞에 선 것처럼 최선을 다해 공연을 펼쳐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온라인 공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구문화재단은 코로나19의 최전선에서 활동 중인 의료진 및 모든 관계자에 대한 응원과 감사의 메시지를 담은 '대구 on Live'를 선보인다.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무관중 라이브공연을 펼치고 이를 SNS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송출하는 공연이다. 공연은 6일부터 17일까지 평일 12시 30분에 유튜브 등을 통해 방송된다.

서울시향은 지난달 13일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했다. 해당 콘서트에서 부지휘자 윌슨 응이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에게 힘내라는 메시지를 담아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지휘해 많은 네티즌들의 박수를 받았다. 국립국악원도 이달 25일까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공연인 '사랑방 중계'를 선보인다.

세계적인 솔리스트들도 온라인 공연에 합류했다.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비롯해 예브게니 키신, 마리아 조앙 피레스, 루돌프 부흐빈더, 다닐 트리포노프 등이 각자의 집에서 연주한 영상을 묶어 지난달 28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이들은 각자 베토벤이나 브람스 등을 연주하며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도 최근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사실을 밝히며 집에서 마스크를 쓰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영상을 SNS를 통해 공개했다.

대구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공연장에서 아티스트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고 아티스트의 숨소리 하나에도 집중하는 것이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이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관객과 한 공간에서 공연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온라인 공연이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무대가 없어져 경제적으로 힘든 예술가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노진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