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日호텔에 가려 전광판 수익 1년간 18억 손해" 호소

  • 서민지,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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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1 07:24  |  수정 2020-05-21 07:36  |  발행일 2020-05-21 제6면
동대구역네거리 지상 20층 규모 하반기 오픈 목표로 조성 중
광고회사 "전광판 3개 면 중 넓은 1개 면이 가려져 피해 심각"
호텔 "건축허가 확인후 착공" 동구청 "민사적으로 해결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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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네거리에 짓고 있는 A호텔로 인해 옆의 7층 건물 옥상 전광판의 한 면(빨간선 부분)이 가려지고 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일본기업이 짓고 있는 호텔 탓에 대구지역 한 광고회사의 대형 전광판이 1년가량 가려져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 특히 앞으로도 피해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해당 기업은 물론 관할 구청도 관련법상 문제가 없다며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최대 비즈니스호텔 체인인 A호텔 동대구점은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네거리에서 2018년 8월 착공에 들어가 올해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하 3층, 지상 20층 규모다.

문제는 바로 옆 7층짜리 건물 옥상에 설치된 대형전광판의 한 면이 A호텔로 인해 가려진다는 점이다. 대구지역 광고회사가 2016년 6월 25억원을 들여 설치한 전국 최초 3면 풀컬러 LED 전광판이다. 이 전광판은 2개의 넓은 면과 1개의 좁은 면 형태로 설치돼 있다.

20일 지역 광고회사에 따르면, 이로 인해 한달 1억5천만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필 가려지는 곳은 좁은 면이 아닌 넓은 2개 면 중 하나인 탓에 피해가 더 컸다.

이 회사는 현재 전광판 넓은 면(가로 14.7m, 세로 8.4m) 광고는 한 달 기준 25개 업체당 600만원씩 받고 있고, 좁은 면(가로 4.5m, 세로 8.4m)은 100만원씩 받고 있다.

해당 전광판은 A호텔의 층수가 점점 높아지면서 6층 높이쯤 올라간 2019년 5월 무렵부터 가려지기 시작했고, 광고회사 입장에선 1년 가까운 기간 18억원 정도를 벌 수 있는 자리를 그냥 놀린 셈이다.

광고 회사 관계자는 "이 정도 금액이면 이익이 많이 나는 사업도 할 수 있고, 조금 더 투자하면 같은 전광판 하나를 더 세울 수 있는 금액인 데다 앞으로 쭉 손실을 보게 될 것을 고려하면 피해가 막대하다"고 말했다. B사는 현재 사용할 수 없는 면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는 상황이라 회사가 입은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는 방안은 모호한 실정이다.

A호텔 코리아 측은 "관할구청 등에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 후 착공했고 법적 문제될 부분이 없는 상황이다. 어떠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 없다"며 "광고주도 향후 큰 건물이 들어설지 여부를 아마 알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돌출간판 등이 새 건물 준공으로 가려진다고 다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이 부분도 허가규정상으로 사실상 문제는 없다. 관이 개입할 문제는 아니고 민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다만 착공에 앞서 구청도 같은 문제를 목격하고 A호텔 측에 '이런 부분은 좀 고려해야 하지 않나'라는 말은 해봤지만, 당시 호텔 측에서는 '건축허가와 관계된 부분은 아니니까 별도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광고회사 측은 A호텔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제대로 만나지도 못한 상황이다. 이 광고회사 대표는 "등기부등본을 봐도 A호텔은 일본 주소로 돼 있고 세계적 체인 호텔이라 접촉할 방법이 모호했다. 부산에 있는 'A호텔 코리아'에 연락을 해서 만나자고 해도 모른다며 응해주지 않았고, 시공사 현장소장도 협의를 해보겠다고 했지만 그냥 착공했다"며 "A호텔 사장이 누군지도 모르겠고 만날 방법도 없었던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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