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문의 행복한 독서] 인간 관계의 법칙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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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9   |  발행일 2020-05-29 제38면   |  수정 2020-05-29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홉 가지 유형 중 당신은 어떤 스타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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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그린 지음·웅진지식하우스·313면·2020·2·1만7천원)

누구나 매력 있고 설득력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준다. 저자 로버트 그린은 버클리와 위스콘신대학에서 고전학을 전공하고 '권력의 법칙' '전쟁의 기술' '유혹의 기술' 등의 저술로 고전과 역사 속의 인물과 사건에서 다양한 상황을 끄집어내어 현대사회에 맞게 치밀한 전략을 재구성함으로써 현대인에게 삶의 이치를 깨우쳐주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고 있다. 1부에서는 유혹자의 아홉 가지 유형을 다루고 있다. 이들 유형을 잘 살펴보면 자신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유능한 유혹자가 되려면 우선 자신의 유형부터 알아야 한다. 2부에서는 유혹의 구체적인 전략과 전술을 다루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을 사로잡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에게 그런 내적 잠재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고, 단지 선택받은 소수의 사람만 그런 자질을 타고난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유혹자들은 모두 아홉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먼저 '세이렌' 유형은 원초적인 욕망의 지배자다. 세이렌은 남성에게 해방과 자유를 느끼게 하는 여성 유혹자다. 저자는 이 유형의 인물로 클레오파트라를 들고 있다. 두 번째 '레이크' 유형은 여성이 원하는 환상의 남성 유혹자다. 레이크는 사회가 허락하지 않는 것을 제공하여 여성에게 순수한 쾌락과 위험을 동반한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저자는 리슐리외 공작과 돈 후안이라는 전설적인 바람둥이를 예로 들고 있다.

세 번째 '아이디얼 러버' 유형은 사람들이 원하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예술가와 같은 존재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유혹자로 카사노바를 들면서 사람들이 내면에 간직한 이상, 곧 어린 시절의 꿈에 호소함으로써 상대방을 유혹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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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구독서포럼 이사·전 대구가톨릭대 교수

네 번째의 '댄디' 유형은 추종자를 불러 모으는 중성의 마력을 가진 사람으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유혹적인 존재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제노바에 머물던 중 살로메라는 젊고 아름다운 러시아 여성을 만나 한눈에 반했다. 그녀는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았다. 그것이 그녀의 매력이었다.

다섯 번째 '내추럴' 유형은 어린아이의 특성을 보여주는 존재다. 사람은 누구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이 있다. 채플린만큼 관객의 웃음과 동경을 동시에 자아낸 코미디언은 일찍이 없었다. 그것은 어린 시절의 잃어버린 향수를 자극해 우리를 유혹한다. 여섯 번째 '코케트' 유형은 무심함이라는 차가운 무기를 지닌 사람이다. 늦추었다가 당겼다가, 기쁨을 주는 듯하다가도 다시 냉정해지는 모습에 녹아나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다. 저자는 크리슈나무르티를 코케트의 예로 들고 있다. 그는 보편적인 사랑과 포옹을 설파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일곱 번째 '차머' 유형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상대방의 관심에 초점을 맞추는 데 능숙하다. 저자는 중국의 지도자 저우언라이(周恩來)를 예로 든다. 그는 항상 뒤에서 일하며 대중 앞에 나서지 않았다. 여덟 번째 '카리스마' 유형은 본능적으로 타고난 강렬한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강력한 눈빛, 뛰어난 웅변술, 신비감 넘치는 기풍이 탁월한 존재로 비친다. 루스벨트는 자상한 아버지와 같은 웅변술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아홉 번째 '스타' 유형은 대중의 동경을 읽는 눈을 가진 사람이다. 스타는 빼어난 용모와 스타일로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우상이 된다. 정치가로서의 케네디의 생애는 할리우드 배우의 역할과 비슷했다고 한다.

당신은 이 아홉 가지의 유형 중에서 어느 유형에 가장 가까운가? 그 유형에 맞추어 특성을 개발하면 당신도 설득력 있는 유혹자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충고한다.
〈사〉대구독서포럼 이사·전 대구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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