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수확한 로컬푸드 지역민과 나눠요"…김천농협 지역농산물 직매장

  •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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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5 07:31  |  수정 2020-06-15 07:35  |  발행일 2020-06-15 제9면
작년 11월부터 2곳 개설·운영
과일·채소 등 유통과정 최소화
소비자는 좋은물건 싸게 구매
생산자는 판매·마진늘어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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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농협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판매장.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곳으로 지역의 새로운 농산물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천농협 제공>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운동이 경북 김천농협 주도로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김천농협은 이른바 '로컬푸드 직매장'인 하나로마트 식품관을 통해 △참외·딸기를 비롯한 각종 과일 △버섯류 △채소류 등 김천에서 갓 생산된 다양한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김천농협은 지난해 11월 전국 농협 가운데 둘째로 하나로마트(49.5㎡)와 서부경제사업장(16.5㎡)에 각각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했다. 김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농산물을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등 유통 과정을 최대한 단순화했다. 이에 소비자에게는 양질의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생산자에게는 유통 과정 단축에 따른 실질적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

김천농협은 로컬푸드 직매장 개점에 앞서 입점 농업인을 선정할 때도 상생을 원칙으로 삼았다. 귀농·고령·여성 농업인 등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중소 규모의 농업인에게 우선권을 부여한 것. 선정된 75명의 농업인에 대해서는 엄격한 사전 교육과 함께 출하 약정을 통해 완벽한 운영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했다. 또 직매장을 하나로마트 식품관 중심부에 배치하는 등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김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 입점한 농업인은 단순 생산자가 아니다. 생산·포장·가격결정·진열·재고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어 사실상 개별 사업자에 가깝다. 이들은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매 가격을 스스로 결정해 매장에 진열하고 일정 기간 안 팔린 상품을 회수하는 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과 가격을 정확히 파악하게 됐다. 이는 항상 최고의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단, 판매·정산 등 시간과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는 농협이 대행하고 있다.

까다로운 조건도 있다. 입점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이 아니면 동일 품목이라도 직매장에서 판매할 수 없다. 이를테면 특정 입점인이 생산한 특정 농산물이 조기에 품절되더라도 다른 사람이 생산한 농산물로 대체해 판매할 수 없는 것. 또 진열한 지 3일이 지난 농산물은 갓 수확한 농산물로 즉시 교체해야 한다.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한 취지를 지켜가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입점 농업인으로서 로컬푸드 직매장을 경험한 이상혁(55)씨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다양한 농산물이 생산되는 지역 특성에 부합한다. 특히 도시농업에 있어 아주 적합한 판로"라며 "앞으로는 냉장·냉동 농산물도 취급해야 할 것이다. 매장을 늘렸으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기양 조합장은 "로컬푸드 직매장을 소비자와 농업인의 가장 이상적인 만남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특히 농업인의 소득향상은 농협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인 만큼 직매장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로컬푸드 운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천농협은 전국 농·축협 종합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경영우수 농협에 선정됐다.

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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