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학관 한국전쟁 70주년 특별전...포연 속 '대구예술의 찬란했던 기억'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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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2 08:10  |  수정 2020-06-22 08:18  |  발행일 2020-06-22 제21면
향촌동 피란문단·문인생활 등 소개
작품·사진·영상 등 다채로운 전시

사진
1955년 대구에서 최태응·이기련·이중섭 선생(왼쪽부터)이 함께 찍은 사진.<대구문학관 제공>
초토의시
1956년 청구출판사가 발간한 구상 시인의 '초토의 시' 표지.

대구문학관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특별 기획전시 '피란문단, 향촌동 꽃피우다'를 진행한다.

한국전쟁은 한반도의 많은 사람을 피폐하게 하고 절망하게 했다. 그러나 전쟁의 와중에도 문학은 꽃피었고, 이는 대구문단을 풍성하게 하는 자양분이 됐다. 전쟁의 참상 앞에서도 슬프고 화려한 문학의 꽃을 피웠던 당시 대구 향촌동의 피란 문단과 문학인들의 모습을 돌아보는 전시다.

전시는 크게 3부로 나뉜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대구에는 수많은 예술가가 모여들었다. 특히 대구의 도심 향촌동에는 종군작가단, 문총구국대 소속 문인들을 중심으로 휴전 시까지 한국문단의 중심이 됐다.

'1부'에서는 향촌동의 골목길을 배경으로 김동리, 마해송,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유치환 등 당시 대구로 피란 온 작가들의 모습과 글을 드로잉과 영상으로 전시한다.

'2부'에선 '피란문인들의 기항지'를 주제로 출판기념회를 열어 문학적 결실을 확인하고 예술인들이 서로 교류하였던 당시의 다방의 모습을 재현해 전시하고, 또 '전쟁과 음악과 희망과'를 주제로 전봉건, 오상순, 최태응, 정비석, 양명문, 신동집 등 많은 문인이 찾았던 음악 감상실 르네상스의 모습을 재현해 전시한다.

'위로의 커튼콜'이란 주제 하에 한국전쟁의 와중에도 잠시나마 전쟁의 참상을 잊게 했던 극단 신협의 작품 '햄릿' '야화' 등과 피란문인들이 직접 극을 쓰고 출연한 문인극에 대한 소개 및 전시를 한다.

'3부'에선 한국전쟁기 출간됐던 정훈매체 등 군의 출판물과 피란문인들의 작품을 출간했던 지역의 출판사 및 출판물들을 소개 및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구상의 '초토의 시', 최태응의 '전후파'를 포함한 11권의 대구문학관 소장자료와 당시 미국에 음악감상실 르네상스를 소개했던 음악잡지 '에튀드', 신동집의 '서정의 유형'을 포함한 작품 이미지 10건, 당시 사진자료 10건, 영상자료 1건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에 소개된 모든 자료는 별도로 제작된 해설집에 자세한 설명과 함께 수록돼 있어, 관람객은 이를 통해 피란문단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전시는 전자출입명부 작성과 제한관람(전시실 내 5명) 등의 절차를 지켜 진행된다.

이하석 대구문학관장은 "전쟁 중 대구로 내려온 전국의 많은 문인이 지역의 문인들과 함께 향촌동 다방과 음악 감상실 등을 거점으로 서로 따뜻이 소통하면서 문학을 나누었다"며 "대구문학관은 그 어려웠으나 애틋했던 피란 문단을 되돌아보면서 당시의 흔적들을 찾아 전시함으로써 대구문학의 찬란했던 경험을 각별하게 되새기고자 한다. 문화예술인과 시민의 많은 관심과 관람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23일부터 10월3일까지 대구문학관 4층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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