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상자' 볼턴 회고록…북미관계 후폭풍

  • 입력 2020-06-23 07:31  |  수정 2020-06-23 07:53  |  발행일 2020-06-23 제13면
재선저지용 트럼프 흠집내기에 한미 신뢰·동맹에도 상처
북미·한미정상회담 등 외교전 막후비화 볼턴관점서 폭로
한국정부·문대통령에 편향된 시각 일관 각색·왜곡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위험한 도박'이 가뜩이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긴장도를 높여 가는 북미 관계를 수렁에 빠뜨린 모양새다.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 북한의 대남 강경 행보가 대미 무력시위로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미 간 대북 공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한미 간 신뢰 및 동맹에 상처를 입혔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메가톤급 후폭풍이 불어닥쳤다.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각) 출간될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두 차례에 걸친 북미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한미 정상회담과 정상 간 통화를 비롯해 북미·한미 간 외교전의 막후에서 일어난 내밀한 비화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폭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무능을 부각하기 위해 약 600쪽에 달하는 전체 회고록의 상당 부분을 한반도 관련 사안을 다루는데 할애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외교 치적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과정에서 북미·한미 정상 간 비공개 대화가 낱낱이 공개되는 등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 간 외교의 기본은 완전히 무너졌고, 처음부터 끝까지 '매파'의 프리즘으로 굴절된 채 대북 외교 전체가 '완전한 실패'라는 프레임으로 매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보다 한때 '사랑에 빠졌다'고 말할 정도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 친서 소통으로 대변되는 '톱다운 외교'를 이어왔다. 하지만 '등 뒤'에서는 김 위원장을 '거짓말쟁이'로 부르고 "신뢰 구축은 허튼소리"라고 맹비난한 점 등은 북한의 큰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대목이다.

회고록은 자칫 한미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위험을 초래했다는 비판론에도 직면했다.

회고록은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살려 나가기 위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부심했던 한국 정부와 문 대통령에 대해 편향된 시각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가안보상 극도로 예민한 내용도 무차별적으로 공개되며 기밀 누설 논란에도 휩싸인 상황이다.

더욱이 회고록이 볼턴 전 보좌관의 '메모'에 근거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관계와 생각이 뒤엉켜 있는 부분이 적지 않은 데다 대북 매파의 시각으로 '각색'됐다는 점에서 왜곡 가능성 등 신뢰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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