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립무용단 갈등 "구미지역 예술계가 해소 나서야"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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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9 07:28  |  수정 2020-07-09 07:49  |  발행일 2020-07-09 제8면
1년여 넘게 갈등 민사소송 진행
예술계, 두사람 문제로만 치부
함구하고 고소 취하만 강요해
"보조금 의식해 의회 눈치만 봐"

경북 구미시립무용단을 둘러싼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갈등을 외면했던 지역 예술계 인사들이 적극적인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미지역민들은 "구미 예술계의 위상이 더 추락하기 전에 리더들이 갈등을 봉합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6월부터 불거진 구미시립무용단 안무자 김모씨와 구미시의회 이선우 의원과의 갈등에 대해 지역 예술계에서는 두 사람 간의 문제만으로 치부하고 화해나 중재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구미지역 예술계를 비롯해 많은 인사들은 이선우 의원을 고소한 김씨를 찾아와 일방적으로 고소 취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립예술단을 관리·감독하는 구미문화예술회관장조차도 안무자와 수차례 만나 고소 취하를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선우 시의원도 지난 6월 구미시의회 시정 질문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고소 취하를 위해) 노력했지만 해결되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관장 A씨는 "이 시의원 등에게 화해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무자에게 고소 취하를 요구한 것"이라며 "중재를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지역 예술인의 권익을 대변하는 예술단체도 이번 사건에서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이는 지방보조금 심의·의결권이 있는 구미시의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예술인은 "이번 사건의 당사자 중 한 명이 구미시의원"이라며 "보조금을 쥐락펴락하는 시의원이 있는데 누가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은 문제해결을 위한 접근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경찰청 범죄 피해 상담 전문가는 "중재란 양 측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공정하게 듣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찾아가 일방적으로 고소 취하를 요구할 경우 당사자는 매우 심한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시의원은 지난해 6월 "안무자가 구미시 저작물을 도용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안무자 김씨는 "작품도용이 아니다"라며 이 시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현재 검찰 수사 중이다. 작품 저작권 문제에 대해선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며, 아직 판결이 나지 않았다.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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