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일 '30명'…지금 못 막으면 모든 것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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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31   |  발행일 2020-08-31 제27면   |  수정 2020-08-31

어제(30일)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30명이 발생했다. 모두 지역감염이다. '일일 확진자 30명'은 지난 신천지 교회 집단감염사태 이후 152일 만에 처음이다. 시민 모두의 충격이 크다.

수개월 동안 20명대 이하이거나 한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모범적으로 순항했던 대구 방역.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교회와 연관이 있다. 특히 대구 사랑의교회에서 무려 3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신천지 사태 이후 대구경북지역 단일 교회 가운데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교회의 대면예배 등이 원인이라고 한다. 이 교회 관계자 부부와 자녀 두 명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교인 100여 명 가운데 절반이 지난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전세버스로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시가 29일 이 교회 교인 20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자마자 대시민 문자메시지를 보내 발 빠르게 대처한 것은 현명했다. 광화문 집회 참석자와 사랑의교회 교인 접촉자, 식당 방문자 가운데 유증상자들은 즉시 검사 받으라는 내용이다. 주말 모든 종교집회는 비대면으로 가질 것도 호소했다. 대구시가 어제 오전 사랑의교회를 폐쇄하고 목사를 고발한 것은 선제적인 조치로 매우 시의적절했다. ‘셧다운’만큼은 막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교회 상당수가 대구시의 방역방침을 잘 따른 것으로 확인됐지만, 적지 않은 교회는 주일 대면예배를 강행해 우려를 낳았다.

29일 기준 대구지역 교회 가운데 57%가 온라인 예배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30일 사랑의교회 집단감염 소식이 전해진 이후 온라인 예배 비율은 좀 더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도 적지 않은 교회가 방역 방침을 무시했다. 이해하지 못할 처사다. 위급한 상황이 다시 닥친 것은 성공적인 1차 방역에 도취한 나머지 방심한 탓이 크다. 전파력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감염경로 파악이 힘든 n차 감염으로 이어지는 상황 아닌가. 방역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개인 방역이 최선의 방역이다. '대구시민이 최강의 백신이다'라는 긍지를 갖고 가장 높은 단계의 이타적인 생활로 되돌아가야 한다.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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