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와 역사' 두고 출판가는 한바탕 결전 중

  • 노진실
  • |
  • 입력 2020-09-29   |  발행일 2020-09-29 제2면   |  수정 2020-09-29
2020092101010008136_p1
지난해 발간된 '반일 종족주의'와 이 책에 반박하기 위해 최근 발간된 '반일 종족주의의 오만과 거짓'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


최근 국내 출판가에서 한바탕 '결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조국백서' '조국흑서'처럼 특정 주제에 대해 필자들이 책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 뒤이어 다른 책이 발간돼 앞선 주장을 반박하는 현상이 출판계에서 잇따르고 있는 것.

'한일관계와 역사'에 대한 내용도 책을 통한 주장과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발간돼 큰 논란과 관심을 함께 불러일으킨 책 '반일 종족주의'. 최근 이 책에 반박하는 '반일 종족주의의 오만과 거짓'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 등의 책이 잇따라 발간됐다. 대구와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학자들인 (가나다 순)김창록 경북대 교수·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같은 사안을 두고 책을 통해 논쟁을 벌인다.

먼저 불을 지핀 책은 '반일 종족주의'(미래사)다.
지난해 발간된 이 책에 대해 출판사는 "아무런 사실적 근거 없이 거짓말로 쌓아 올린 샤머니즘적 세계관의, 친일은 악(惡)이고 반일은 선(善)이며 이웃 나라 중 일본만 악의 종족으로 감각하는 종족주의. 이 반일 종족주의의 기원, 형성, 확산, 맹위의 전 과정을 국민에게 고발하고 그 위험성을 경계하기 위한 바른 역사서"라고 소개한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이 공동 필자로 참여해 일제강점기 역사 등에 대해 자신들의 주장을 편다.

그러자 최근 이 책에 반박하는 책들이 잇따라 발간됐다.
'반일 종족주의의 오만과 거짓'(한겨레출판)은 그중 하나다. 저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전강수 교수다. 전 교수는 이영훈 전 교수와 서울대 대학원 시절 동문수학한 사이다.

전 교수는 "'반일 종족주의'는 1990년대부터 시작된 안병직 사단의 사상적 우경화가 끝까지 가서 도달한 종착점"이라며 이번 책에서 '반일 종족주의'의 주장들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그는 "'반일 종족주의' 내용 중 정치인과 학자, 대법관은 물론이고 한국 국민 전체를 거짓말쟁이로 매도하는 내용에 가장 분노했다. 이미 전 세계가 인정하는 경제적·문화적 선진국의 국민을 두고 '샤머니즘에 빠져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고 매도하다니 가당치가 않은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푸른역사)라는 책도 발간됐다. '뉴라이트 역사학의 반일 종족주의론 비판'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에는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학자 18인이 공동 저자로 참여해 '반일 종족주의' 속 주장을 주제별로 반박한다.

국내 출판계 한 관계자는 "책은 쉽게 지워버릴 수 있는 포털 사이트나 SNS 글과 달리 오랫동안 기록이 남는다는 점에서 '책을 통한 싸움'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