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곡선의 아름다움'조선 선비의 '갓'을 만난다' 대구박물관 '선비의 멋, 갓'展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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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9   |  발행일 2020-09-29 제17면   |  수정 2020-09-29
경주최부자댁 소장품 등 공개
시대별로 다양한 모자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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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애 류성룡의 갓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국립대구박물관(관장 함순섭)의 2020년 특별전 '선비의 멋, 갓'이 지난 22일 개막해 오는 12월20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의성 김씨 학봉종택과 경주 최부자 댁에서 오랫동안 보관했던 갓이 처음 공개된다. 이 갓들은 넓이가 70㎝에 달하는 것으로, 18~19세기 신윤복의 풍속 회화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갓이다. 이 밖에도 경상도 지역 주요 문중의 갓을 시대별로 한자리에 모아 공개한다.

국립대구박물관은 그동안 꾸준히 한국의 복식문화와 관련된 전시를 이어왔다.

'갓'은 선비의 상징이자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모자다.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는 갓의 차양, 은은하게 퍼지는 검은빛과 미색 도포의 조화에서 조선 선비의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선비의 갓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양과 재료로 제작됐던 고대부터 20세기의 모자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기존의 자료에다 새로 조사한 경북지역의 갓을 추가해 새롭게 구성됐다. 다양한 크기의 갓은 물론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서애 류성룡 선생(1542~1607)을 비롯해 의성 김씨, 창녕 조씨 등 경상도 지역 문중에서 소장하고 있던 갓을 새롭게 선보인다. 전시는 크게 세 주제로 구성했다.

1부 전시 '갓 알아보기'에서는 갓의 기본구성에서부터 쓰는 방법과 제작 과정, 재료, 갓을 만드는 사람 등 갓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소개한다. 오늘날 '갓(笠)'이라고 하면 조선시대 남성의 검은색 갓을 떠올린다. 사실 갓은 넓은 의미로는 모자(머리에 쓰는 부분)와 차양(챙)이 있는 모든 종류의 모자를 일컫는다고 한다.

2부 '갓, 선비의 멋을 더하다'에서는 선비가 도포를 입고 갓을 쓰는 의미를 살펴본다. 조선시대 선비의 덕목 중의 하나인 '의관정제(衣冠整齊·의관을 바르고 가지런하게 하다)'는 유교적 가치가 표현된 문화이자 전통적이고 유교적인 몸의 개념이 담겨 있다. 따라서 도포를 입고, 상투를 올리고, 망건을 착용하고, 갓을 쓰는 일련의 과정은 유교 문화와 조선에 대한 자부심으로 나타난다.

3부 '갓의 원형을 찾아서'에서는 한국의 다양한 모자 속에서 갓의 원형을 찾고자 한다. 갓은 이미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보일 만큼 역사가 오래된 모자다. 갓의 형태·재료·제작법은 시대별로 다양하게 바뀌었다. 조선 시대는 갓의 아름다움이 가장 꽃피웠던 시기이며 종류도 가장 많았다. 1900년대에 조선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의 기록에서 한국의 전통 갓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전시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최근 방영된 드라마의 영향으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갓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놓치고 발견하지 못했던 갓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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