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의 생활 속 인문명리] 명절 증후군

  • 박종문
  • |
  • 입력 2020-09-30 07:36  |  수정 2020-12-04 16:34  |  발행일 2020-09-30 제9면

2020092801001022700041251
이승남 명지현학술연구회 원장

올해 추석 연휴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고향의 부모님 집에도 가지 말자는 말이 나온다.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오래된 대중가요의 제목을 패러디해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릴 정도다.

코로나 때문에 올해 추석에는 '명절 증후군'이란 말이 예전보다는 덜 들릴 것 같다. 그래도 연휴 때의 가사일 ,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에 따른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가정주부들이 적지 않다. 고부갈등 때 남편(시어머니 입장에서 보면 아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데, 이는 명리학적으로도 잘 설명된다.

명리학 용어중 육신(六神)이라는 것이 있다. 육신은 아(我·나 자신)를 포함해 비(比·나와 같은 사람), 식(食·여성의 경우는 자식), 재(財·아버지, 시어머니), 관(官·여성의 경우 남편, 남성의 경우는 자식), 인(印·어머니)이다.

어떤 사람의 사주에 육신이 어떻게 배열돼 있느냐를 보면 부모·자식 관계와 같은 인간관계에서부터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일상 생활에 일어나는 많은 것을 명리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고부갈등은 재격(財格·財가 중심 세력인 사주)이나 비격(比格·比가 중심 세력인 사주)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결혼을 염두에 둔 재격의 여성분이 궁합을 보러오면 "시어머님 인품은 어떤가요?" 라고 묻는 경우가 많다. 이 여성 사주의 중심 세력이 재(財), 즉 시어머니에 있기 때문이다. 시어머니의 생각이나 습관이 자기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주를 타고난 것이다. 이런 여성은 시댁 일에 유난히 예민하게 반응한다.

비격은 모든 결정권을 내가 가진 것이고, 어디에 가더라도 내 중심의 행동을 한다. 사업가나 자영업자들에게 많다. 비격의 여성을 며느리로 맞은 경우, 시어머니의 성향 역시 비격이면 고부간 충돌이 잦다. 비격 여성은 자신이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 남편이 그만큼 제 역할을 못한다는 의미다.

남성이 많이 도와준다고 하지만, 명절 음식을 준비하거나 명절 때 집에 오는 손님에게 음식상을 차리는 것은 여전히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몫이다. 이것 자체가 여성들에게는 스트레스다. 이런 측면에서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소통이 행복한 명절을 만든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소통에 부족한 것을 보완해주는 것이 官(남편)이다. 남편의 지혜로운 말 한마디가 며느리의 존재감과 어머니의 어짊, 즉 인(印)을 만들어준다. 남자 사주에 財(남자에겐 부인의 의미도 있음)와 印(어머니)의 합이 조화로우면 고부갈등은 없다. 고부갈등에서 남편이자 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리학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승남 <명지현학술연구회 원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기자 이미지

박종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동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