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불 지르고 흉기 난동...경북 안동서 '제2의 안인득 사건' 발생할 뻔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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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08 14:26  |  수정 2020-11-08
경찰, 5분간 대치 끝에 설득 성공
201108옥동지구대
안동경찰서 옥동지구대 1팀(왼쪽부터 서정윤 경위·황연승 순경·명혜인 순경·신경식 경사)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양손에 흉기를 들고 아파트 복도를 오가며 난동을 부린 40대 남성이 대치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2의 안인득 사건으로 번질 수 있었던 사태를 경찰관들의 적극적인 대처로 막은 것이다.

8일 경북 안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시9분쯤 "아파트에 불이 나 연기가 자욱한데, 누군가 흉기를 들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옥동지구대 황연승·명혜인 순경과 서정윤 경위·신경식 경사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황 순경은 "신고 내용을 듣고 지난해 4월 경남 진주에서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2명의 사상자를 낸 안인득 사건이 떠올랐다"고 했다.

현장에 도착하자 자욱한 연기 속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A(44)씨가 눈에 들어왔다.

최대한 빨리 그를 제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800가구 이상이 거주하는 대단지 아파트인 탓에 진화가 늦어지면 자칫 대형 참사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화재경보기가 울려 달려왔던 관리사무소 관계자에게 이미 난동을 부려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다.

경찰은 어쩔 수 없이 테이저건과 삼단봉을 꺼내 압박하며 A씨와 대치했다. 5분간의 대치 끝에 황 순경이 그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화재 진압도 곧바로 이어졌다. A씨는 현장에서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결과 그는 별다른 이유 없이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지적인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 다음 날인 5일 가족에게 신병을 인계한 후 병원 치료를 위한 긴급 입원을 도왔다.

황 순경은 "관리사무소 관계자들과 소방관·경찰관 모두 맡은 역할에 충실해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까진 번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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