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독서에 대한 벽 허물기

  • 최미애
  • |
  • 입력 2020-11-30 08:24  |  수정 2020-11-30 08:36  |  발행일 2020-11-30 제13면
"읽을 책 서점서 직접 고르고 구매하는 체험부터"
독서에 가장 필요한 것은 '흥미'
다양한 책 살펴보고 만지게 해야
주인공이 또래일땐 더 빠져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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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이 책 속에 나오는 전통놀이 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요즘 아이들은 유튜브를 통한 짧은 길이의 자극적인 동영상을 시청하는 데 익숙하다. 그래서 긴 호흡의 책을 읽는 것에는 지루함을 느끼고 어려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독서에 흥미보다는 거부감을 먼저 느끼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독서에 쉽게 다가갈 수 있을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봤다.

Q. 온 작품 읽기란 무엇인가요.

A: 2015 개정 교육과정에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새롭게 도입됐습니다. 한 학기에 한 권, 학년(군) 수준과 학습자 개인의 특성에 맞는 책을 긴 호흡으로 읽을 수 있도록 도서 준비와 독서 시간 확보 등의 물리적 여건을 조성하고 읽고, 생각을 나누고, 쓰는 통합적인 독서 활동을 학습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초등학생들의 국어 교과서에는 독서 단원이 등장했고 학교에서도 이에 맞춰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책을 읽고 책의 내용에 대해 학생들과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온작품읽기'에서 '온'은 '완전한'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완전한 하나의 작품을 읽는 것으로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분절되고 쪼개진 문학 작품이 아닌 하나의 온전한 작품을 천천히 읽어보는 연습이 아이들에게 필요합니다.

Q. 온 작품 읽기의 전제 조건은 무엇인가요.

A: 첫째 조건은 '온전함'입니다. 국어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은 대부분 잘게 쪼개진 형태로 실려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수업 차시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에서도 처음 아이들이 새로운 책을 접하게 되었을 때는 굳은 각오와 약간의 호기심과 함께 책을 폅니다. 하지만 책의 앞부분의 내용을 조금 읽다 흥미가 줄어들고 끈기가 사라지며 책을 덮게 됩니다. 새로운 책을 읽을 때 또다시 앞부분의 몇 쪽을 넘기다 책을 덮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둘째 조건은 아이들의 삶과 맞닿아 있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책의 주인공이 자신의 나이와 비슷하거나 자신의 상황과 비슷하다면 책의 내용에 몰입하며 빠져들 수 있습니다. 셋째 조건은 '읽기'입니다.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작품의 뜻을 헤아린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작품의 가치를 탐구해 내 삶에 적용해보는 것까지 확대되어야 진정한 읽기라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와 같은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과 책의 내용을 연결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타인의 삶을 바라보며 서로의 삶을 보듬는 아이로 성장하게 만드는 마중물이 될 수 있습니다.

Q. 온 작품 읽기를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나요.

A: 가장 필요한 것은 아이들의 흥미입니다.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선 어떤 책을 읽을지 아이가 직접 둘러보고 골라보며 책을 구매하는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프라인 서점에 부모와 함께 가서 다양한 책을 만나보고 책의 냄새를 맡아보며 책을 만져보고 오감을 책과 친하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아이들이 직접 책을 고르지 못한다면 옆에서 슬쩍 몇 권의 책을 추천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수준에 너무 어렵지 않은 책이나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책이 좋습니다. 책 읽는 양을 정해두는 것보다는 부모와 함께 책을 읽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책을 읽다 어느 순간 아이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더 읽기를 권하기보다는 나머지 부분은 다음날 읽기로 넘길 수도 있고 어느 파트는 부모가 읽어 주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책 읽기를 할 수 있도록 하세요. 책에 나온 내용을 실제로 아이와 함께 체험하는 것도 적극적인 읽기 방법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가치관 등을 나와 비교하며 생각하고 가족과 함께 책 나눔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습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도움말=이해민 대구매천초등 교사

〈참고문헌: 이야기 넘치는 교실 온작품 읽기, 내 수업에 시비거는 12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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