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세계 최초로 명태 양식 성공 '여름에도 수온 4℃' 난제 남아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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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01   |  발행일 2021-01-01 제37면   |  수정 202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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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고성에서 '살아 있는 명태를 찾습니다'라는 포스터〈사진〉를 보았다. 천신만고 끝에 2015년 1월 살아 있는 알을 밴 명태 1마리를 구했고 2016년 9월 2세대 산란에 성공했다. 수산강국이라는 일본도 실패한 완전양식에 우린 성공했다. 그리고 2016년 10월10일 해양수산부는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추진 2년 만이다. 2021년 연간 4천800억원의 경제가치 창출을 예상했다.

완전양식 기술과 명태종자 수출의 꿈을 밝히며 방류와 양식, 두 길로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완전양식에는 성공했지만, 양식과 방류로 이어지기까지 갈 길이 멀다. 더구나 산업화하려면 시장수요와 민간 양식시설이 갖춰져야 한다. 한류성 명태의 산란과 부화, 그리고 치어가 자라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여름에도 수온을 4℃로 유지해야 한다. 육상에 이런 시설을 만들려면 고비용이 투자돼야 한다. 치어를 길러 방류한다고 해도 변화하는 수온 등 해수 환경에 명태가 회유하고 머무를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바다 양식은 가능할까. 이것도 심해 중층 가두리 시설의 비용도 문제지만 이해당사자가 많아 동의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산란하고 치어를 길러 해양양식을 해서 생산해도 경제성이 떨어진다면 지속하기 어렵다. 물론 완전양식은 큰 성과지만 산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과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 기초과학이나 기초연구에서는 더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목구어가 되고 만다.

명태는 일제강점기에 연간 30만곘, 1980년대에도 어획량이 좋을 때 연간 10만곘이 잡혔다. 하지만 2007년에 1곘 이하 어획량을 기록한 이후 공식기록이 없다. 명태가 동해어장에서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동해 명태자원의 고갈 원인은 남획에 맞춰졌다. 그 결과 인공수정을 통해 산란·치어방류·양식이라는 과정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대신 러시아와 베링해에서는 많이 잡히고 있다. 명태 서식지가 북상한 탓이다. 이제 기후변화에 더 주목해야 할 것 같다.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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