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호의 치아 톡 투유] 임플란트 한 곳에 음식물이 너무 많이 끼어요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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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26   |  발행일 2021-02-26 제38면   |  수정 2021-07-21 10:33
움직이는 치아와 움직이지 않는 임플란트 사이 공간 발생…양치만 잘해도 이물질 제거

유선태부장님

60대 중국동포 A씨는 조선족 말투를 쓴다. 그 말투로 여기저기 음식물이 끼어서 너무 불편하다고 설명을 하는데 한편으로 그 말투에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성격도 명쾌하고 아주 긍정적이라 목소리 또한 큰데 조선족 억양까지 쓰니 말이다. 비단 A씨만의 불편함은 아니다.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모든 환자가 한번쯤은 겪게 되는 불편함이다.

몇 년 전 양쪽 하악에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A씨는 최근에 와서 음식물이 너무 낀다고 내원했다. 그림1의 화살표 된 부분의 임상사진이 그림2다. 사진에 보듯 약간의 갭이 보인다. 그림3은 화살표가 셋인데 하나는 그림1과 마찬가지로 앞쪽 치아와의 사이에 틈이 생겼고 나머지 두 화살표는 임플란트와 잇몸 사이의 치간 공간이 넓어서 음식물이 자주 끼게 된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첫째, 모든 자연치아는 앞으로 움직이려는 경향이 있다(mesial drifting tendancy). 자연치아는 얼마간 힘을 받으면 좌우든 상하든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맞대고 있는 치아와 함께 조금씩 닿게 되는데 이 과정이 무한히 반복되면 치아가 깎여서 그 양만큼 움직이게 된다. 앞쪽으로 쏠리거나 교합면 쪽으로 솟아 나게 된다. 하지만 임플란트는 뼈에 고정이 돼 움직일 수가 없다. 움직이는 치아와 움직이지 않는 임플란트 사이에 공간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림3에서 보듯 임플란트 앞은 공간이 생기는데 뒤쪽 치아와의 사이에는 공간이 생기지 않는다. 뒤쪽 치아는 임플란트가 있는 앞쪽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공간이 생길 수가 없다. 이렇게 생긴 공간은 임플란트를 구강 내에서 본을 뜨고 풀어내서 구강외에서 비는 공간만큼 채워넣는 과정을 거치면 메울 수가 있다. 이 공간은 다음에 또 생겨서 음식물이 낄까? 당연히 또 생긴다. 그때 또 수리하면 되는 것이다.

둘째, 임플란트와 자연치아 뿌리와는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이 공간은 필연적으로 생기는 것으로 환자들의 양해가 필요하다 하겠다. 즉 이 공간은 임플란트를 하면 생기는 공간이고 여기 음식물이 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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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와 임플란트의 구조적 차이 중 치주 인대가 있다. 치아와 치조골 사이에 위치하는 얇은 막으로 치아에 가해지는 무게나 충격을 완화하는 쿠션의 역할을 하며 세균 침입에 대한 방어벽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염증이 치주조직 파괴로 이어지는 속도를 늦출 수가 있는데 임플란트는 이게 없어서 더 빠른 속도로 치주조직 파괴가 진행된다. 즉 자연치아에 비해 여러 가지로 취약하므로 이 넓은 공간으로 음식물이 끼긴 하지만 관리만 잘하면 쉽게 낀 음식물을 양치질만으로도 제거할 수도 있고 타액이라는 '소독물'(타액에는 면역과 관련된 여러 물질이 들어 있다)이 잘 들어가고 잘 나옴으로써 자정작용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소통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뭐든 막힌 곳은 세균이 자라는 좋은 환경이 된다. 자라난 세균은 새로운 염증을 일으키고 점점 커져서 더 큰 염증을 만든다. 막힌 곳을 없애야 한다. 넓어진 공간은 조금 불편하지만 건강을 위해 수긍해야 한다.

소통과 수긍. 이 시대에 꼭 필요한 화두가 아니겠는가?
박세호연합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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