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중대범죄수사청 '작심 발언' 또 나오나...3일 대구 방문

  • 서민지
  • |
  • 입력 2021-03-02 17:57  |  수정 2021-03-03 08:39  |  발행일 2021-03-03 제8면

24.jpg

'작심 발언'이 또 나올까. 3일 대구를 방문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윤 총장은 2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주의 퇴보이자 헌법 정신의 파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구에서 '추가 입장'이 나올 수 있다. 

  

 윤 총장은 2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은 정치·경제·사회 분야 힘 있는 세력들에게 치외법권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는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 정신의 파괴"라고 비판했다. 여권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겨냥한 말이다.


윤 총장은 "단순히 검찰 조직이 아니라 70여년 형사사법 시스템을 파괴하는 졸속입법"이라며 "직(職)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도 했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속에서도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발언이다.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에 대해서도 명백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윤 총장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 공수처 설치에도 찬성했지만, 검·경이나 수사·기소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경계한다. 법 집행을 효율적으로 하고 국민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사와 기소가 일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사회적 강자와 기득권 반칙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윤 총장은 "전국의 검사들이 분노하며 걱정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 졸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도록 전문가들의 심도 깊은 논의, 올바른 여론 형성만을 기다릴 뿐이다"라고 했다.


일선 검사들도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사청 설치로 검찰청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6일 박철완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은 검찰 내부망에 "여당은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검찰이 기소권만 행사해야 한다'는 피상적 논리를 앞세워 새로운 수사 기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수사청 설립은 범죄 대응 능력에 커다란 공백을 초래할 것이다. 이 사안에 대해선 평검사회의가 아니라 전국검사회의를 열어 의견을 모아야 하지 않는가 생각된다"고 했다.


차호동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검사는 "최근 해외 각국에서 검사가 수사와 분리돼 공소만 제기한다는 식의 잘못된 정보가 사실인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며 여권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윤 총장의 인터뷰는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검과 법무부의 대립이 또다시 재연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는 데다 정치적 공방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수사청에 대해 "헌법상 삼권분립 파괴일 뿐 아니라 완전한 독재국가, 완전한 부패국가로 가는 앞잡이 기구"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윤 총장이 대구에서 '추가 입장'을 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검찰청은 2일 "윤 총장의 인터뷰는 수사청 입법 움직임에 대해 우려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기 위함이다. 평소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에 대한 소신"이라며 "현재 일선 청의 의견을 취합 중에 있으니, 취합이 완료되면 적절한 방법으로 추가 입장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대구를 방문하는 3일은 대검찰청이 수사청 설치에 대한 검찰 내부 의견 취합을 마무리 짓는 날이기도 하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쯤 대구 검찰청에 도착할 예정이며 간단한 언론 인터뷰를 가진 뒤, 오후 4~6시 직원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서민지 기자

정경부 서민지 기자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