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 문 열어도 춤은 추지 마래요" 대구 유흥시설 비현실적 방역대책에 '한숨'

  •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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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21 15:31  |  수정 2021-03-21 15:38  |  발행일 2021-03-22 제10면
■ 유흥시설 운영시간제한 풀린 첫 금요일 현장 목소리
환기·소독·접객원명부 비치하는 등 방역 힘쓰는 모습
"QR코드 거부하거나 인증 어려워하는 손님 탓에 곤혹
보건당국의 현장 모르는 행정 탓에 업계 어려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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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찾은 대구 북구 동천동 한 유흥주점의 QR코드 인증용 스마트기기. 업주들은 QR코드 인증을 힘들어하거나 거부하는 손님 탓에 곤욕을 치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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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찾은 대구 북구 동천동 한 유흥주점의 마이크 위생커버. 방에 상시 비치해둔다. 업주는 씌워 놓으면 전 손님이 쓰고 그대로 둔 것인 줄 알고 바꿔달라는 손님이 있어 비치해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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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찾은 대구 북구 동천동 한 유흥주점의 접객원명부. 속에는 접객원의 이름·주민등록번호·취업일·이직일이 적혀있다. 유흥주점 업주는 명부를 관리하고 접객원은 명부를 작성해야한다.

유흥시설 5종(유흥·단란·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과 홀덤펍의 영업시간 제한이 풀린 후 첫 금요일인 지난 19일 밤 11시. 대구 북구 동천동의 한 유흥주점은 '불금'에도 적막했다. 이 주점이 위치한 칠곡3지구 번화가를 채운 인파와 대조됐다.


유흥시설 업주들은 최근 오후 10시이던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면서 밤늦게까지 가게 문을 열 수 있게 됐지만, 밝은 표정이 아니었다. 한 유흥업주 사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유흥시설에 대한 인식은 더 나빠지고, 방역당국의 관련 정책들은 현장과 동 떨어져 있어 힘들다"고 말했다.


유흥시설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마다 손소독제와 마이크 커버를 비치하고 접객원명부를 입구에 뒀다. 업주들은 "가게 모든 곳을 방역하고 환기에 공을 들인다. 손님이 떠나면 곧바로 소독한다. 소독한 방엔 30분 동안 손님을 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유흥시설 업주들은 '타업종과의 차별'에 힘들어하고 있다. 유독 유흥시설에만 가혹하다는 게 업주들의 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같은 소상공인인데 지원금 혜택을 받지 못했다. 영업을 안해도 중과세는 그대로 부과된다"며 "코로나균(菌)이 유흥·단란주점에만 술 마시러 다니는 것이 아니다. 균이 나이트클럽에서만 춤추러 다니지 않는다"라며 방역당국의 차별 행정을 꼬집었다.
전자출입명부 의무화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흥시설의 경우 수기 출입명부 사용이 허용되지 않는데, QR코드를 거부하는 손님이 적지 않아 곤혹스럽다는 것이다. 한 업주는 "한 손님이 '주점 온 걸 시청에 전산으로 보고해야 하나'하며 QR인증을 거부했다. 어쩔 수 없이 나가달라고 했다. 손님이 적은 시기에 손님을 내쫓아야하니 안타깝다"고 했다.


'노래연습장'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한 유흥업소 관계자는 "유흥시설이 영업금지 됐을 때 노래연습장이 대목이었다고 한다. 어떤 노래연습장 업주는 술을 팔면서 '유흥시설 영업중지가 계속 됐으면 좋겠다'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라며 답답해했다. 또 다른 유흥주점 관계자는 "나이트클럽에서 춤추기를 금지하면 가게 문만 열고 손님은 받지 말라는 뜻"이라며 "현장을 모르는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서수덕 한국유흥음식중앙회 대구지회 사무처장은 "코로나 사태 1년이 넘었는데 유흥시설에 대한 대책은 그대로다. 당국의 현실성 있는 정책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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