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교수들의 '4차 산업혁명과 인류 이야기'] 차·사람·네트워크 超연결기술, 자율주행차 시대로 이끄는 스위치

  • 임용섭 교수 (로봇공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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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14   |  발행일 2021-05-14 제21면   |  수정 2021-05-14 07:28
개방된 주차공간·주차거리 식별하고
날씨·교통상황 바탕으로 속도 조절
보행자와 직접적 통신 가능해지면
스마트한 주행안전성 담보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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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주변의 거의 모든 것과 통신하여 자동차의 안전성 등을 극대화 시키는 V2X 기술발전으로 가까운 미래에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DGIST 자율주행자동차 'ARTIV'가 시험주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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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섭 교수 (로봇공학전공)

자율주행 및 비행 시스템제어 공학자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 전공 임용섭 교수는 2016년부터 교육과 연구 활동을 시작하였다. DGIST에 부임하기 전엔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했으며,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의 판교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며 험지 및 산악 지형을 주행하는 전투 차량 및 로봇의 강건한 안정화 제어알고리즘이 탑재된 방산시스템의 제어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2016년 DGIST에 부임해서는 자율주행 차량의 제어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다수의 연구논문과 특허를 등록하였다. 최근에는 자율주행과 비행로봇을 접목한 새로운 연구활동을 구상하고 있다.

1999년 아주대를 졸업하고, 2001년 서울대 기계항공우주공학부에서 석사를 마치고, 2010년 미국 미시건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아들(16)·딸(12)과 그리고 사랑하는 와이프와 함께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2가지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초연결(Hyper-connection) 그리고 초지능(Hyper-intelligence)이라고 뽑더라도 크게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연결을 통해서만 사람을 능가하는 초지능 자동차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약 15년 전에 현대자동차 회사의 연구소에 근무할 당시 기준으로 앞으로 10년 뒤에는 자율주행자동차가 완성되어 경부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동안 낮잠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시대는 도래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10년 뒤엔 현실이 될 것으로 필자는 확신한다.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은 바로 V2X(vehicle to everything)라는 거대한 물결을 의지함이다. V2X란 차량 대 주변 모든 것과의 통신과 소통을 의미한다. V2X 기술은 연결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과 통신하여 차량 주변 상황 인식 성능이 혁신되어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성 및 편의성 확보를 극대화시킨다. V2X는 많은 연결을 포함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연결로 이어지겠으나, 이번 칼럼에서는 특히 V2V(vehicle-to-vehicle), V2I(vehicle-to-infrastructure), V2N(vehicle-to-network), V2P(vehicle-to-pedestrian) 등 4가지 개념을 소개하고자 한다,

◆차량과 차량 연결 : V2V(vehicle-to-vehicle)

V2V 기술이 탑재된 차량은 약 300m 내에서 다른 차량의 속도·위치 및 방향을 서로 식별할 수 있어, 사각 지대 및 교차로에서 향상된 상황 인식을 통해 사고를 피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해 다른 자율주행차량끼리의 소통을 통해서 교통량이 많거나 장애물, 날씨, 지형 및 각 차량의 측위 정도 등을 기반으로 차량과 차량 사이에 발생할 임박한 위험을 운전자가 인식하지 못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서 미리 연산하고 주행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차량과 인프라 연결 : V2I(vehicle-to-infrastructure)

이 연결기술은 차량에 탑재된 제한된 센서가 아니라 주변 많은 교통 신호 체계와 연결하여 교통체증의 회피, 자율주차 및 보행자 보호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예를 들어 V2I 정보를 사용하여 주차장의 개방된 주차 공간과 계산된 주차 거리를 식별하고 차량이 스스로 판단하여 주차가 가능하므로 주차공간을 찾아서 헤매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또한 교통 체계가 획득한 다양한 차량과 보행자의 측위 정보를 차량에 직접 전달할 수 있을 때 차량의 주행 전략을 더 잘 계획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한 연구에 따르면 V2I가 널리 배포될 때 교통 흐름을 개선하고 오염물질 배출량을 약 15%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차량과 네트워크 연결 : V2N(vehicle-to-network)

V2N 기술은 차량과 주변 네트워크 시스템과 연결하여 차량을 실시간 날씨 및 교통 상황 업데이트와 같은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이 획득한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차량의 안전한 주행전략을 세우기 위한 알고리즘 연산 기능을 대신 맡길 수 있는 'cloud-computing resource'도 포함하는 네트워크 기술을 의미한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친 알파고가 사용한 컴퓨터의 가격은 당시 가격으로 약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도 주변의 다양한 상황을 인지해 판단하고 주행 전략을 연산하기 위해서는 자율차 내부에 차량 자체 가격에 버금가는 고가의 센서와 컴퓨팅 resource를 내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현재 5G보다 약 5배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6G 통신 등을 기반으로 차량과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저가의 센서를 장착함과 동시에 별도의 거대한 컴퓨터를 접속하여 연산하는 자율주행차량이 가능해져야만 현재보다 혁신적으로 저렴하면서도 똑똑한 자율주행자동차를 더 많은 사람들이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차량과 보행자 연결 : V2P(vehicle-to-pedestrian)

차량과 보행자 연결 기술은 차량과 가까운 보행자 간의 직접적인 통신을 가능하게 만듦으로써 궁극적으로 보행자와 운전자를 서로 적극적인 보호를 가능하게 한다. 즉, 보행자는 스마트 폰에 차량과 통신할 수 있는 앱 혹은 알고리즘 등을 통해 위험 및 경고 신호를 양방향으로 통신한다. 또한 보행자의 앱은 운전자에게 오디오 경고를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시간 측위정보(localization)를 자율주행차량에 전송하고, 차량은 이를 기반으로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여 회피주행 전략을 새롭게 세움으로써 보행자를 보호하고 차량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장애가 있는 사람의 휠체어, 자전거, 킥보드 등을 타고 보행하는 사람들과도 연결되도록 함으로써 자율차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각지대 등을 최소화하는 알고리즘이 탑재된다면 스마트한 주행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연결을 이루기 위해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필자도 V2X 기술을 활용하여 보다 우수한 성능을 가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과학자이며, 차량과 주변의 다양한 시스템과의 연결을 통해 이웃에게 선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연결들을 잘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이 있다. 먼저, 보안 및 통신 신뢰성이 확고하면서 통신 지연시간(communication latency)이 매우 짧은 이동 통신 기술 발전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 지금은 거의 문제가 없어졌지만, 초기에는 인터넷 연결을 통해서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홍역을 치렀다. COVID-19라는 엄청난 생물학적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의 소통은 크게 단절되고 위축되고 있는 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따라서 자율주행자동차와 주변 모든 것과의 초연결을 방해하는 전혀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류는 다양한 백신을 선보이며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있듯이, 초지능을 가진 자율주행자동차가 머지않아 우리 주변을 더 안전하게 누비고 다닐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시공을 초월하는 많은 분의 노력 및 지원 등 이 기술을 연구하는 한 명의 공학자로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임용섭 교수 (로봇공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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