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초-중 기초학력 저하 우려, 학교별 '집중지도반' 운영으로 극복

  • 권혁준
  • |
  • 입력 2021-06-07 07:53  |  수정 2021-06-07 07:59  |  발행일 2021-06-07 제12면
■ 대구지역 초·중등 '안정적 기초학력' 성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학생들의 학력 저하 우려가 현실화했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상당 부분을 이해하고 수행하는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은 줄었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증가했다. 지난 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중3·고2 학생들의 교과별 성취수준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중3 학생의 경우 국어와 영어에서 각각 전년보다 7.5%포인트, 8.7%포인트 줄었다. 고2의 경우 국어에서 전년보다 7.7%포인트 떨어졌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중학교 수학을 제외하고 모든 과목에서 전년보다 증가했다. 중3 학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와 영어에서 각각 2.3%포인트, 3.8%포인트 늘었고, 고2 학생은 국·수·영에서 각각 2.8%포인트, 4.5%포인트, 5.0%포인트 증가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에 따른 등교 축소와 원격수업 전환에 대한 적응과 같은 일상적인 학교생활의 어려움 때문에 충분한 학습이 이뤄지지 못했던 점 등이 학업성취 수준 저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등교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던 탓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국가 공식 지표로 확인된 셈이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대구지역 초·중등 학생들의 기초학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2021060601000174200006441
대구서평초등은 개별 맞춤형 다면지원 프로그램 운영으로 기초학력 부진학생의 기초학력을 다지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달 26일 대구시교육청이 발표한 2021년 기초학력진단평가 결과에 따르면 초3~중3 학생들의 기초학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기초학력 부진학생 비율이 소폭 증가했지만, 문항 난이도와 기준점 설정에 따라 매년 증감하는 일상적인 변동폭은 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는 대구가 타 시·도에 비해 등교수업이 많았고, 단위 학교에서 기초학력향상을 위한 맞춤형 학습지원을 한 결과로 분석된다.

◆대구서평초등, 개별 맞춤형 다면지원 프로그램으로 기초학력 다져

대구서평초등학교는 '채움공부방' '원어민화상영어' '그까이꺼 수학 워크북' 등 개별 맞춤형 다면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다지고 있다. 채움공부방은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지원이 필요한 1~6학년 학생들을 3~5명씩 소규모로 그룹화해 학생 눈높이에 맞는 학습을 제공하는 개별 밀착형 학습지원 프로그램이다. 외부강사보다 교내 희망교사가 직접 지도해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는 물론이고 학생 참여도와 학습효과도 동시에 이끌어냈다.

4~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1대 1로 화상영어 선생님과 대화하는 원어민화상영어도 영어 학습 및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했다.

당해 학년의 학습과 이전 학년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할 수 있어 수학의 기초를 탄탄히 다질 수 있도록 제작된 '그까이꺼 수학 워크북'도 수학실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줬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올해 3월 진행된 기초학력진단평가를 분석한 결과 기초학력 부진학생의 비율이 2020년 대비 0.02% 감소했다.


대구 서평초등 '채움공부방' 등 실시
교내 희망교사 직접나선 밀착교육 호응
원어민 교사와 1대1 화상수업도 진행

대구 봉덕초등, 아침·방과후 집중지도
기초학력 부진비율 작년 比 1.8% 감소



◆대구봉덕초등, 기초학력 부진학생 집중지도 성과

대구봉덕초등학교는 올해 기초학력부진학생 비율이 전년 대비 1.8%포인트 감소했다.

봉덕초등은 지난해 기초학력 부진학생을 대상으로 교과별 부진 현황을 파악한 결과, 영어교과에서 부진 비율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지난해부터 영어 부진학생을 대상으로 수업 전 40분간 개별 대면 지도하는 '기초튼튼 영어학습반'을 운영해 학생들을 집중 지도함으로써 영어교과 부진을 줄여나갔다.

또, 기초학력 부진 학생을 대상으로 학년별로 1~2개의 '실력 자람반'을 개설해 교사들이 아침시간과 방과후 시간을 활용한 집중적인 지도로 학습 결손을 최소화했다. 이밖에도 학생 1대 1 개별 지도 강화, 1수업 2교사제 수업협력교사 지원, 감염병안전도우미 지원을 통해 부진학생 비율을 줄였다. 올해는 '기초학력채움교사' 배치를 통해 기초학력 부진학생 집중지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중리중, 자기주도적 코넬 노트 작성으로 기초학습 다져

중리중학교는 전교생이 자기주도적 학습력 향상을 위해 코넬 노트를 작성하고 있다. 코넬 노트는 1950년대 코넬대 교육학 교수인 월터 포크(Walter Pauk)가 고안한 것으로 학생들의 학습 효과와 사고력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3학년생인 이모양은 "자기주도 학습노트를 사용하니 그날그날 배운 내용을 복습할 수 있어서 공부에 도움이 된다"며 "시험시간에 자기주도 학습노트를 보며 배운 내용을 다시 한 번 기억할 수 있어서 시험 때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중리중은 학기 초 교내 수평공동체를 중심으로 교과별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분석해 필수 학습요소와 기본 개념을 추출해 수업과 평가를 설계하고 있다.

교사들이 추출한 필수 학습 요소를 토대로 학년별로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5개 교과의 기초문항 카드를 제작해 학생지도에 활용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의 멘토가 돼 기본적인 학력 도달점을 확인하고, 개별 피드백 및 맞춤형 지도를 진행하고 있다.

◆지산중, AI 프로그램 활용한 개인맞춤형 지도

지산중학교는 AI 클래스팅을 활용한 개별 맞춤형 집중지도로 기초학력 부진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AI 프로그램은 수업시간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본인 수준에 맞춰 원하는 만큼 어디서든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학생의 정답률에 따라 문제 은행에서 개별 수준에 맞는 문제를 제시해 개별·수준별 학습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문제를 풀어보고 담당교사는 확인 및 핵심 내용을 설명하는 수준별·개별화 수업이 가능했다. 여름 방학 기간에도 학교에 등교해 대면수업으로 하루 2시간씩 총 20차시 수업을 실시했고, 1학기 배운 내용 중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나가며 2학기 학습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지도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성취감과 자신감을 경험하게 됐고, 일반 교과 수업 중에도 자신감 있게 발표하거나 대답하는 모습으로 성장했다. 기초학습 부진학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친구와 함께 수업을 듣고자 학생들이 자원하기도 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권혁준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