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사 동아리 모였더니, 수업 아이디어 '반짝'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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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4 07:48  |  수정 2021-06-14 08:07  |  발행일 2021-06-14 제12면
대구시교육청, 미래교육 대비 e-CoP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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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가속화 등으로 인한 급격한 사회 변화에 따라 교육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이에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새로운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다. 이러한 미래 교육 정책으로 고교학점제, 에듀테크 기반 블렌디드 러닝 도입 등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대구시교육청은 이 같은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특히 영어 교과에서의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2021학년도 중등 영어 교사를 대상으로 교사 동아리를 공모해 최종 7팀을 선정했다. 중등 영어 교사 동아리의 이름은 e-CoP이다. '학습 실천 공동체(Community of Practice)'를 뜻하는 CoP와 영어와 온라인을 모두 의미하는 'e'를 합쳐 만들었다. 영어교사 동아리 7개 팀은 변화하는 영어교육 환경에서 수업의 본질을 고민하고 평가와 기록의 내실화 방안을 학습·공유·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역 중학교 4곳 5명의 교사 모여
국제 바칼로레아 수업 응용법 고민
한국형 탐구중심수업 샘플로 공유

서부高는 에듀테크 활용수업 연구
쪽지시험 등 QR코드로 정답 체크
스마트폰 익숙한 세대 집중도 높여

상서高선 제과제빵에 영어과목 접목
학생들 배운 단어로 레시피북 제작
메뉴가격 책정은 사회시간에 배워
교과융합 시너지 효과도 이끌어내


◆탐구 중심 수업 방안 연구-고.성.능 ET

'고.성.능 ET'는 국제 바칼로레아(IB)의 중학교 프로그램(MYP) 기반 개념 탐구 중심의 수업과 평가, 기록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어교사 동아리다. IB 관심학교인 대구중, 대명중, 복현중과 후보학교인 포산중 등 4개교의 영어 교사 5명이 모여 학생들의 생각을 꺼내는 탐구 중심의 수업 방안을 연구·적용하고 있다.

석지혜 대구중 교사는 "IB 수업을 어떻게 운영하고, 수업한 것은 어떻게 평가·기록할 것인지를 현재 한국 교육시스템에 병행 적용하기 위해 동아리 선생님들이 고민하고 있다"며 "각 학교의 IB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계신 선생님들이 모여 우리만의 샘플을 만들면 다른 선생님들이 샘플을 보고 참고·발전 연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동아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고.성.능 ET는 대구시교육청이 e-CoP으로 선정한 7개 영어교사 동아리 중 유일하게 IB를 주제로 만들어졌다. 석 교사는 "선생님들이 앞서 어떻게 IB 수업을 운영했는지 연구하는 IB연구회도 있지만, 영어과끼리 따로 사례집을 만들어 다른 학교와 공유하면 더 좋을 것 같아 연구하고 있다"며 "공강 시간을 활용해 화상회의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가 어디까지 적용됐는지와 이에 대한 피드백 등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의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에듀테크기반 블렌디드 수업-평가-기록 방안 연구-야!너두 블렌디드 수업할 수 있어!

대구 서부고 영어 선생님들로 구성된 '야!너두 블렌디드 수업 할 수 있어!'는 에듀테크 플랫폼을 활용한 온-오프라인 수업을 연구하는 영어교사 동아리다. 고원상 서부고 교사는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수업이 많았다. 온라인에서 썼던 도구들을 실제 오프라인 수업에 적용을 해보니 생각보다 말로 수업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집중하고 잘 따라왔다. 수업한 결과를 정리하기도 쉬웠다"며 "앞으로는 교실 수업도 중요하지만 언제 또다시 전염병때문에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될지 모른다. 때문에 미래를 대비해 전문가가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주제를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블렌디드 수업은 매체 및 스마트폰 활용이 많은 요즘 아이들에 적합한 수업 방식이다. 고 교사는 "요새 학생들은 매체나 스마트폰 등 도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실제 수업은 교과서를 활용한 온라인의 영향이 없는 전통적인 수업 방식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과거보다 수업 집중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에듀테크를 활용하면 예전의 쪽지시험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서 정답과 오답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업 집중도가 높다. 평가도 종이로 하면 관리가 어려운데 반해 플랫폼을 이용하면 누적 관리가 되다보니 학생입장에서도 학습관리가 용이하다"고 말했다.

'야!너두 블렌디드 수업 할 수 있어!'는 에듀테크 플랫폼을 수업에 적용한 노하우를 매뉴얼로 만들 계획이다. 고 교사는 "연배가 있는 선생님들은 에듀테크 플랫폼을 시중의 책이나 연수로 배우기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현재는 클라우드를 사용하듯이 서로 보고 잘한 점이나 어려웠거나 불편했던 점,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매뉴얼 작성을 위한 원고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제과제빵·조리·뷰티 등 전문교과와 영어의 융합-크로플

상서고 영어교사 동아리 크로플은 '생각을 크로스하면 플러스가 된다!'란 의미로, 영어와 제과제빵·조리·뷰티 등 전문교과의 융합을 통해 특성화고 맞춤형 영어수업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제과제빵·영어·사회·미술을 융합하는 것이다. 제과제빵과 학생들이 제빵시간에 자기만의 디저트 메뉴를 개발하고 실습한다. 영어시간에는 조리도구와 식재료를 영어로 배우고, 디저트 레시피를 영어로 작성한다. 사회시간엔 디저트 메뉴의 가격 책정에 고려해야 할 사항과 합리적인 가격 책정 방안을 배우고, 미술시간엔 완성된 메뉴를 교내 마련된 상상제작소에서 나만의 카페 메뉴판을 만든다.

박민주 상서고 교사는 "상서고는 보통교과와 일반교과의 융합을 많이 연구하고 있다"며 "교과서 기반의 수업과 융합팀의 수업이 함께 진행된다. 제과제빵과는 영어 레시피, 관광과는 영어 팜플렛, 연예매니지먼트과는 팝송 뮤직비디오 만들기 등을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교과와 영어의 융합은 학생들의 해외취업역량 강화 및 인성함양 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교사는 "일반적인 독해보다는 본인들의 전문지식과 영어가 융합이 되면 원활한 의사소통뿐 아니라 현장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융합수업이 프로젝트 수업이다보니 협력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인성함양에도 도움이 된다"며 "각 교과목을 학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학문에서 배운 것을 다른 학문에 적용할 수 있도록 사고의 확장·융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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