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여정 막 내린 도쿄올림픽...대구·경북 태극전사 활약 빛났다

  • 최시웅
  • |
  • 입력 2021-08-08 20:02  |  수정 2021-08-09 07:21
양궁 김제덕, 펜싱 구본길,태권도 인교돈...공기소총 권은지, 여자역도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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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8강 한국과 인도의 경기 중 한국 김제덕(왼쪽)이 활을 쏜 후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동안 전 세계를 달궜던 2020 도쿄올림픽이 8일 막을 내렸다.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따내면서 종합 15위(금메달 우선순위)로 대회를 마쳤다. 대회 전 목표했던 '금메달 7개-종합 10위 내 진입'에는 실패했다.하지만 강호 일본과 터키를 차례로 격파하며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친 여자배구를 비롯해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선전한 황선우(수영 자유형), 우상혁(육상 높이뛰기) 등의 깜짝 활약 덕분에 국민은 코로나 19에 덮친 폭염을 이겨내는 활력소로 삼을 수 있었다.


이번 올림픽에선 대구경북(TK) 시도민의 염원을 품에 안고 도쿄로 떠난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한국이 가져온 금메달 6개 중 3개가 TK 출신 선수 손에서 나왔다.


특히 대회에 앞서 영남일보는 지난달 23일자 2면을 통해 경북 예천 출신 '고교생 궁사' 김제덕(17·경북일고)과 대구 오성중-오성고를 졸업한 훈남 검객 구본길(32·국민체육진흥공단)의 금빛 활약을 예견했고, 그대로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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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막을 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이 수확한 6개의 금메달 가운데 절반인 3개를 TK(대구경북) 출신 선수들이 땄다. 양궁 사상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2관왕에 빛나는 김제덕과 대한민국 펜싱의 간판 구본길이다. 영남일보는 도쿄올림픽 개막일인 지난달 23일자 지면(2면)을 통해 김제덕과 구본길의 금메달 가능성을 미리 점쳤다. 이후 김제덕이 24일 양궁 혼성전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을 선사한 데 이어 26일 남자 단체전에서도 1위에 올라 2관왕을 차지한 소식과 구본길이 28일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맥을 찌르고 환호하는 모습을 담는 등 TK 태극전사들의 승전보를 잇따라 전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김제덕은 올림픽 양궁 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데 이어 최연소 2관왕에 올랐고, 구본길은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거머쥐며 한국 펜싱의 자존심을 지켰다.

 

김제덕은 이번 대회 가장 빛난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거듭났다. 올림픽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오른 안산(20·광주여대)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처음 채택된 혼성 단체전을 치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고 안정적인 활 솜씨를 보여주며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어 베테랑 오진혁·김우진과 함께 남자 단체전에 출전해 결정적인 순간마다 활약하며 우승에 일조했다.


뛰어난 경기력뿐 아니라 경기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온 당찬 "코리아 파이팅"도 화제를 모았다. 상대 선수들과의 기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외친 것으로 전해진 구호들이 사실은 스스로 긴장감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국민으로부터 격려를 받기도 했다.

구본길의 금메달 사냥은 여러 차례 고비를 넘겨야 했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올림픽에서 구본길은 개인전 32강 조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아시안게임에선 2010 광저우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까지 개인전 금메달을 놓치지 않던 그였지만, 올림픽에서는 유독 메달 운이 따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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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한국과 이탈리아의 결승전에서 한국 구본길(왼쪽)이 이탈리아 루카 쿠라톨리의 공격을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구본길은 단체전에서 힘을 냈다. 8강에서 이집트를 45-39로 따돌리고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독일을 만나 접전 끝에 45-42로 간신히 이겼다. 구본길은 준결승 두 번째 검객으로 나서 2점밖에 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곧이어 4라운드에서 무려 9점을 획득하는 저력을 뽐내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이탈리아와 겨룬 결승에서 구본길은 노련한 실력으로 45-26 대승에 일조하며 자신의 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이 둘 외에도 태권도에선 한국가스공사 소속 인교돈(29)이 80㎏ 이상급에서 동메달을 챙기면서 종주국의 구겨진 체면을 그나마 살렸고, 울진군청 소속으로 활약 중인 권은지(19)는 생애 첫 올림픽에서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 4위에 오르며 미래를 밝게 했다.


'제2의 장미란'으로 평가받는 경북 경산 출신 역사 이선미(21·강원도청) 역시 87㎏ 이상급에서 합계 277㎏(인상 125㎏·용상 152㎏)으로 4위를 차지해 다음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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