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아빠와 활동적인 놀이, 자녀 사회성 발달에 영향"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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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27 08:06  |  수정 2021-09-27 08:24  |  발행일 2021-09-27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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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화와 맞벌이 가정 증가로 공동육아자로서 아버지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아빠들이 아빠놀이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육아에 있어서 아버지의 역할은 어머니 못지않게 중요하다. 아버지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유쾌한 놀이의 특성(이하 놀이성)은 아버지와 아동의 특별한 친밀성을 갖게 한다. 또 아이는 아버지의 말과 태도, 행동을 모방하면서 사회적 놀이의 성격을 띠게 된다. 아버지와 놀이로 깊은 유대를 가진 자녀는 추후 사회적 관계를 건강하게 잘 이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어떻게 아버지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아빠는 언어적 상호작용에 서툴러
거친 신체활동이 더 편하다고 느껴
엄마와 다른 측면서 공동육아 역할
쾌활성·상상력·기발함 등 길러줘

Q: 아빠, 엄마 기질에 따른 놀이성이 있다는데.

A: 우리 사회가 핵가족화되고, 맞벌이 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아버지 스스로뿐만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가 과거 가부장적 사회의 전통적 부모 역할에서 벗어나 공동 육아자로서 아버지 역할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부모 자녀 관계 안에서 돌봄에 있어 여전히 정서적인 측면에서 어머니의 역할은 정서적 반석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가진 특성과 자녀가 유아 및 아동기에 발달 특수적 시기에 놀이를 매개로 아버지와의 관계 맺기는 아동의 인지적, 정서적, 사회성 발달의 토대가 됩니다.

즉 어머니와 다른 아버지의 놀이성의 특징을 살펴 가정 내 공동 육아자로서 아버지의 독립적인 역할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남성과 여성으로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놀이 모습을 잘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남편 혹은 아버지라면, 자신과 자녀의 노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주로 어떻게 놀아주시나요?

연구결과에 따르면, 어머니들은 언어적 상호작용을 하면서 자녀와 놀아주는 것이 편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책을 읽어주거나 인형을 가지고 상상놀이를 하거나, 소꿉놀이 등의 방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아버지들은 위와 같은 방식에는 무척 서툴고 힘들어합니다. 오히려 뜬금없이 씨름을 제안한다든지,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공을 주고받는 등 거친 신체 활동으로 노는 것이 편하다고 느낍니다. 어머니가 보기에는 과하다 싶을 장난을 도리어 아버지가 걸어 자녀를 울리는 경우도 봤을 것입니다. 또는 아이를 갑자기 공중에 띄웠다 놓았다 하는 등 어머니 입장에서 정말 종잡을 수 없는 방식으로 자녀와 장난을 칩니다.

바로 이런 모습 속에서 아버지가 가진 놀이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의 놀이성은 어느 정도의 위험 행동을 수용하며 놀아주고 상호작용하는 성향이 있으며, 때로는 경쟁적인 놀이 활동을 부추기는 측면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때론 아버지의 과도한 경쟁적 성향으로 자녀와의 놀이 승부에서 굳이 이기려 하는 바람에 마음 상한 자녀를 울려버리는 장면은 아버지와 자녀의 놀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아버지가 비록 어머니에 비해 양육에 참여하는 시간은 적지만 아버지와의 친밀한 관계는 자녀의 사회성 발달, 성역할 학습, 인지발달, 성취동기 및 직업선택, 정서적 안정감 등 제반 영역에서 어머니와는 다른 측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아빠의 놀이성에 대한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하니 이제부터는 넓은 아량으로 이해의 폭을 넓혀볼 수 있을 것입니다.

Q: 공동 육아자로서 아버지는 어떻게 자녀와 놀아줘야 할까요.

A: 아버지의 놀이성의 하위 요인으로는 쾌활성, 상상력, 즉흥성, 기발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버지의 적극적, 긍정적이고 유쾌한 놀이성은 아버지와 아동의 특별한 친밀성을 가지게 하고 아버지의 말과 태도, 행동을 모방하면서 사회적 놀이의 성격을 띠게 됩니다. 아버지와 놀이로 깊은 유대를 가진 자녀는 추후 사회적 관계를 건강하게 잘 이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즉, 아버지의 놀이성이 높을수록 자녀와의 놀이 참여에 적극적이고 이는 상호작용의 질이 더 높아 친밀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네요.

무엇보다도 아버지와 자녀가 함께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아버지와 자녀 간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놀이 경험을 자주 그리고 깊게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쩌면 시간보다는 제대로 놀아주는 놀이의 질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놀아주는 아빠가 몸, 마음이 건강한 아이를 키울 수 있습니다. 가정 내 돌봄에 있어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놀아줘야 합니다. 그것도 아버지가 가진 놀이성(쾌활성, 상상력, 즉흥성, 기발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놀아줘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아버지도 즐거운 놀이를 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압니다. 아버지가 의무감에서 놀아주는 건지 아니면 나와 정말 즐겁게 노는지를요. 아버지의 놀이성이 발현될 때, 아버지도 아이도 즐겁고 행복합니다.

아버지 안에 잠자고 있는 놀이성을 깨워보세요. 아버지 개인의 삶의 만족도와 더불어 자녀의 행복과 정서적 안정, 인지적·사회적 발달 측면에서도 중요한 길임을 다시 한번 강조 드립니다. 다만, 아버지의 과도한 놀이성이 자녀를 울리지 않도록만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도움말=여한기 대구 내당초등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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