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수록 뜨겁다 유통가는 벌써 월동 대전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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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1 07:32  |  수정 2021-10-21 07:44  |  발행일 2021-10-21 제13면

유통업계에서 날씨는 변수이자 기회다.
계절 변화에 맞춰 미리 상품 수요와 공급을 기획해 시의적절하게 시장에 내놓아야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고, 재고관리에 쓰이는 자원도 줄일 수 있다. 확보된 상품이 날씨와 맞지 않아 팔리지 않을 경우 재고를 놔두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고, 이 또한 비용으로 산정될 수밖에 없다. 또 경쟁이 치열한 유통업계 특성상 고객이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제품을 내놓는 것만으로도 고객들은 해당 업체가 트렌드에 민감하다고 인식할 수 있다. 지난 주말인 16일부터 찾아온 때 이른 한파에 유통업계에서는 코트와 패딩 등 겨울 의류부터 따뜻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국물요리까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다채로운 제품들을 일찍 선보이기 시작했다. 기존의 공식과는 다른 계절의 변화와 갑작스레 찾아오는 변덕을 기회로 삼기 위해 유통업계는 분주히 움직인다.

백화점, 겨울의류 경쟁 점화
신세계, 캐나다 구스 팝업매장 운영
온라인몰서도 24일까지 인기 패딩전
현대百, 프리미엄 패딩 특별전 확대
브랜드별 10% 할인 프로모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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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패딩 등 외투를 찾는 고객들이 늘면서 신세계백화점은 추운 날씨에 입을 수 있는 의류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의류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10월 초까지 늦더위가 지속되며 가을·겨울 신상품 판매가 다소 부진했으나 지난 10일부터 기온이 차츰 떨어지며 플리스, 패딩, 모피 등 아우터 수요가 높아졌다. 특히 여성 모피의 경우 23%라는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고, 프리미엄 패딩 팝업 매장의 매출 역시 계획 대비 40% 이상 달성 중이다.

이번 주 역시 한파라 불릴 정도로 추운 날씨가 지속되며 패딩 등 두터운 외투를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신세계는 인기 아웃도어 행사와 프리미엄 패딩 팝업 매장 등을 앞세워 고객들의 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다. 비대면 쇼핑 트렌드에 맞춰 SSG닷컴을 통한 대규모 할인전도 마련했다.

대구신세계 백화점은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해 인기 아우터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3층 행사장에 마련된 팝업스토어 '캐나다 구스(CANADA GOOSE)'의 제품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착용할 수 있도록 기능성이 높게 제작됐다. 캐나다 구스 팝업스토어는 오는 12월까지 운영된다. 18일부터 24일까지 SSG닷컴 내 신세계몰에서는 K2, 밀레, 컬럼비아 등 인기 아웃도어 장르의 아우터 특집전이 열린다.

신세계백화점 패션담당 최문열 상무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는 의류 브랜드를 돕고 고객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특가와 프리미엄 팝업 등으로 쇼핑 수요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까지 전국 점포에서 패션 브랜드 아우터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금액별 10% 상품권 증정 행사를 진행한 현대백화점은 대구점 등 전국 각 점포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패딩 시즌 특별 매장'을 지난해 20여 개에서 올해 30여 개로 확대하고, 브랜드별 10%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갑작스런 추위에 특정 소재 제품이 불티나게 팔린 경우도 있다. 바로 '뽀글이 점퍼'라 불리는 플리스 재킷이다.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마치 양털과 같은 뽀글뽀글한 질감으로 가공한 재킷으로 환절기 대표 외투로 인기다. 20일 이랜드리테일 등에 따르면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주말 매출은 전 주 대비 10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국물요리 판매 급증
이마트, 27일까지 밀키트 세일 행사
롯데온, 1천개 제품 최대 70% 할인
GS25 溫음료·어묵 판매 크게 늘어
CU '식빵언니' 구매하면 커피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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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서는 자체 브랜드 피코크 상품을 중심으로 국물 요리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백한 육수에 소고기와 배추, 깻잎 등 채소를 겹겹이 쌓은 밀푀유나베가 특히 인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21~27일 다양한 밀키트 제품을 할인해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마트에서는 우동, 라면, 칼국수 등과 어묵류의 지난 주말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 이상 늘었다. 롯데온에서는 국과 탕, 찌개 등 제품 매출이 약 17%, 밀키트는 190%가량 증가했다. 롯데온은 오는 27일까지 연중 최대 혜택을 제공하는 '롯데온세상'을 통해 1천여 개 브랜드 제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 11~17일 동안 안전상비의약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감기약 매출이 전 주보다 4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첫 한파특보가 내려진 지난 주말에는 감기약 매출이 전 주보다 67.5%까지 치솟았다. 약국이 문을 닫은 주말에는 일부 점포에서 감기약 재고가 모두 동이 나기도 했다.

때 이른 추위에 겨울철 잘 나가는 상품 매출도 증가세다. 감기약과 함께 주로 구매하는 쌍화음료는 25.2%, 온장고 음료인 두유는 22.7%, 꿀물은 38.1% 증가했다. 대표적 겨울 간식인 호빵(28.3%)과 군고구마(39.2%), 어묵(23.2%) 등도 인기를 끌었다.

CU는 날씨 정보 이용 시스템을 통해 기온 변화에 따른 소비 동향 변화를 사전에 예측하고, 예년보다 2주 정도 앞서 '추동 영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안전상비의약품 등 매출이 올라가는 품목 물량 확보와 함께 본격적인 온장고 가동과 핫푸드 모음 진열 등을 시행한다. 10월 한 달 동안 '식빵언니' 식빵 구매 시 GET커피 증정하는 행사를 동절기 프로모션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속옷 전문기업 비비안과 손잡고 수면 바지, 오픈형 손모아 장갑, 니트 귀마개 등 기능성과 디자인까지 고려한 차별화 상품을 업계 단독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GS25에서는 지난 주말 동안 온장고 음료가 전 주 대비 약 94% 더 팔렸다. 뿐만 아니라 매장에 설치된 즉석 어묵 기계 판매 물량은 약 185% 증가하며 성큼 다가온 추위의 영향을 느끼게 했다. 대표적인 겨울철 방한용품인 '핫팩'을 찾는 이들도 늘어 핫팩 매출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이에 GS25는 군고구마 등 겨울철 먹거리 제품 출시를 서두르며 고객 사로잡기에 나설 예정이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그래픽=최소영기자 thdud75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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