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길] 부의 지도를 바꾼 회계의 세계사

  • 이향숙 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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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26   |  발행일 2021-11-26 제14면   |  수정 2021-11-26 08:03

증명사진_이향숙
이향숙 (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이사)

"세계에는 단 하나의 회계규칙이 있어야 마땅하다." 자본시장에서 자유화 바람이 불자 국가별로 다른 회계기준으로 인해 불편함이 생겼다. 통일되지 않는 회계규칙으로 인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고 만다. 회계기준의 변경은 결산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무엇보다 기준의 통일성이 필요했다.

회계학의 역사는 15세기부터 시작되어 부기, 즉 거래를 장부에 기록하면서부터 근대 이탈리아에서 태동했다. 베네치아, 피렌체, 밀라노 등 북부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이 지중해 무역의 패권을 잡고 있을 당시, 거래기록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감가상각과 연결회계의 시작'이다. 감가상각이란 수익과 비용 대응의 원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자산 비용을 배분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체계적으로 자산의 비용을 배분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철도회사가 최초 자산 구입을 비용 처리한다면, 이후 배당의 측면에서 보면 회사는 불리할 것이다. 따라서 영국의 철도회사들은 감가상각비로 자산의 구입 비용을 '평준화'시킴으로써, 배당 역시 평준화시키고 경영성과를 안정시킨 것이었다. 또한 '재무제표의 연결'이란 표현도 미국 철도회사들이 광활한 지역에 가지고 있던 각 사업부의 재무제표를 성과평가와 보고를 위해 합치면서 유래가 되었다. '연결'이란 단어가 '철도'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울러 '금주법시대'와 '내부자 거래'로 큰돈을 모은 존 F. 케네디의 아버지 조 케네디의 일화와 SOX법 등 재무회계가 어떻게 외부이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도구로 발전하였는지도 보여주었다.

오늘날 부적절한 분식회계로 발각된 일본의 도시바와 조지허드슨은 역사적 오명을 남기기도 했지만, 수지와 이익은 더욱 일치하게 되어 진화하는 회계로 거듭나게 되었다. 타인을 위한 보고의 역할에서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할 필요성은 이럴 때가 아닌가 싶다. 회계라는 하나의 주제로 시작했지만 세계사를 다룬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이향숙 (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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