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은 배움터·이웃은 스승' 지역과 함께하는 공동체 교육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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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29 08:06  |  수정 2021-11-29 08:09  |  발행일 2021-11-29 제15면
상주 중모초 애국·애향심 교육
호국의 길 탐방·선비체험 등서
향토위인 본받고 자연보호 활동
강사로 지역주민 초청해 수업
함께 만든 물품은 사회에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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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모초등학교 학생들이 인근 옥동서원에서 선비체험을 하고 있다(위쪽). 목공 동아리 학생이 직접 만든 새집을 마을 정자나무에 다는 모습.<중모초등 제공>

경북 상주시 모동면 중모초등학교(교장 박민아)는 상주 시내에서 35㎞ 떨어진 산골에 자리하고 있다.

총학생 53명에 다문화 가정 자녀 비율이 57%에 이르는 전형적인 시골학교다. 그러나 교실 만큼은 어느 학교보다 넓고 선생님도 많다. 인근 마을을 배움터로 활용하고, 마을의 이웃들을 스승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중모초등은 학교와 지역이 함께하는 '마을 공동체 교육'을 꾸준하게 실행하고 있다. 마을 공동체 교육은 학교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마을에서 배움을 얻기도 하고, 마을을 위해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직접 해봄으로써 애향심을 고취할 기회를 갖는 교육이다.

마을 공동체 교육은 △마을에 관한 교육 △마을을 위한 교육 △마을을 통한 교육으로 구성됐다.

◆마을에 관한 교육= 중모초등이 자리한 모동면은 호국의 성지인 백화산과 황희 정승을 모시는 옥동서원이 있는 유서 깊은 고장이다.

중모초등은 해마다 아이들과 학부모·교직원이 함께 백화산 계곡 옆에 조성된 '호국의 길'을 탐방하면서 호국 열사들의 애국심을 배우고 자연보호 활동도 한다. 옥동서원에서는 해마다 선비체험 등을 하면서 지역에 얼마나 많은 훌륭한 인물이 있었는지 전해 듣고 그 정신을 본받는 기회를 갖는다.

◆마을을 위한 교육= 나를 키워주고 있는 마을을 위해 학생들이 기여하는 교육이다. 해마다 여는 중모시장프로젝트는 일종의 바자회 같은 행사다. 6학년 아이들이 물건을 모아서 여러 가지 가게를 여는 시장놀이다. 이 프로젝트는 아이들이 처음부터 계획을 짜고 판매·정산까지 마무리한다. 올해의 시장프로젝트에서는 32만원의 수익금이 생겼는데, 학생들은 그 수익금으로 이불 11채를 구입, 경로당에 나눠줬다. 방과후학교 시간에 외부강사를 초청, 쿠키 굽기·향초 만들기 등을 하는데 아이들은 이 시간에 만든 것을 예쁘게 포장해서 자기 마을의 어른들 중 평소 고맙게 생각한 분께 감사의 표시를 했다.

◆마을을 통한 교육= 지역사회에는 조금만 눈여겨보면 다양한 기능과 재주를 가진 분이 많이 있다. 마을을 통한 교육은 이런 분을 선생님으로 모셔서 배우는 교육이다. 목공동아리는 지역의 목공 선생님으로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목공 수업을 받는다. 이 시간에 제작한 구급상자는 구급약품을 채워서 경로당에 기증하고, 새집도 만들어 마을의 정자나무에 달아 놓았다.

드론과 레고 코딩, 우드 버닝 등도 가까이 사는 선생님들로부터 배우고 있다.

박민아 교장은 "마을 공동체 교육에 아이들이 즐거워하며 참여한다"며 "이 교육이 삶의 기본 요소인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기회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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