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기억 떠올려준 종이신문 구독 "신지식인 된 기분"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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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02 08:16  |  수정 2021-12-02 08:34  |  발행일 2021-12-02 제21면
김점희씨 SNS에 구독소감
"신문 읽으며 한글 깨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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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에서 수제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는 김점희 미소두부 대표가 자신의 SNS에 '신문 하나로 오늘 아침부터 추억팔이 중'이라는 글과 함께 올린 사진.

"종이신문 하나로 어릴 적을 추억하고, 문득 어른이 되어버린 날 보며 지나간 세월을 느낍니다."

경북 안동에서 수제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는 김점희(여·42) 미소두부 대표는 최근 지인의 권유로 영남일보를 구독한 첫날인 1일 오전 자신의 SNS에 구독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오늘 출근해보니 나보다 더 일찍 도착한 친구가 있었다"며 "아는 동생의 권유로 받아 보게 된 신문"이라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큰 종이에 빽빽한 큰 글자와 작은 글자, 그리고 그림을 보면서 어릴 적 시골에서도 7~8부의 신문을 받아 보던 아버지의 말씀(내가 시대만 잘 타고났어도 한자리했다)이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릴 적 아버지는 신문을 읽으시고 나는 받아쓰기를 하며 한글을 깨쳤다"며 "그때부터 나는 신문이 싫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지금 생각해보니 아버지는 머리가 좋았다"며 "신문도 읽으면서 자식의 글을 깨치도록 하는 일거양득, 도랑 치고 가재 잡은 격"이라고 적었다.

그는 "옛날에는 신문이 참 쓸모가 많았다"며 "똥도 닦고, 창문도 닦고, 고구마도 싸고, 바람이 못 들오게 문틈도 막았다"며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마지막으로 "정치다, 뭐다 난 어려운 건 모른다. 내 주위에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날씨는 어떤지에 관심이 있을 뿐"이라며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틈틈이 줄글 뉴스만 보다가 오랜만에 종이 냄새를 맡고 커피 한 잔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글로 읽으니 마치 내가 좀 여유로운 신지식인이 된 듯하다"고 글을 마쳤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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