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물의 六德(육덕)

  • 원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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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23   |  발행일 2021-12-23 제23면   |  수정 2021-12-23 07:14

물(H2O)은 수소 둘에 산소 하나가 붙어 생성된 물질이다. 알다시피 이 물은 지구촌 생명체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모두 물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일찌감치 중국의 철학자 노자는 물의 존재가치에 대해 관찰, 그 본질을 간파했다. 이른바 '수유육덕(水有六德)'론이다. 그가 정리한 물의 여섯 가지 덕목은 그의 관찰력을 대변해 준다.

먼저 어떤 그릇에나 담기는 융통성이 있다. 낮은 곳을 찾아 흐르는 성질은 겸손에 비유된다. 막히면 돌아갈 줄 아는 지혜도 갖췄다. 바위도 뚫어내는 물방울의 인내와 끈기는 또 어떠한가. 물은 또한 구정물도 받아주는 포용력도 지녔다. 흐르고 흘러 끝내 바다를 이루는 성질은 대의로 평가된다.

물 관련 표현들도 다양하다. 우선 '물=생명'이다. 생명체들은 물을 마시거나 흡수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물에는 '윗물'과 '아랫물'이 있다. 공직계의 청렴을 강조하는 속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은 물 관련 대표적인 언급이다. 이와 함께 '소금 먹은 놈이 물 켠다'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다' '냉수 먹고 이 쑤신다' '접시 물에도 빠져 죽는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린다'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 등 산뜻한 교훈을 주는 물 관련 속담들이 적지 않다. 문제는 이 지구상의 깨끗한 물들이 차츰 오염돼 가고 있다는 점이다. 청정한 얼음덩어리인 북극과 남극의 빙하도 녹고 있다고 한다. 더러운 물들이 많아지는 이 지구의 미래를 우리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성경에도 맑은 물과 더러운 물에 대한 기록이 있다. 물의 초월성과 회복성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연구가 잇따랐다. 문학작품 속의 물들도 다채롭다. '물방앗간 물은 물방앗간 주인 모르게 얼마든지 흐르고 있다'는 말은 셰익스피어 작품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에 나온다. 한시라도 빨리 과학자들은 지구촌의 물을 깨끗한 상태로 되돌릴 방안을 연구해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인류를 살리는 처방이다. 원도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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