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당신의 경쟁력은?

  • 원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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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0   |  발행일 2022-01-10 제27면   |  수정 2022-01-1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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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혁 논설위원

지금 세상은 유례없는 난세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침공 및 확산에 3년째 방역당국뿐 아니라 전 국민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다 지구촌 빈부격차의 심화 등 온갖 부정적인 요인들이 인류의 생존을 압박하고 있다. 헌데 이 시점에서 왜 그런지 물음표는 자주 던져야 한다. 이 골치 아픈 코로나 바이러스가 왜, 어디에서 온 것일까? 물어보니 다양한 답변이 이곳저곳에서 나온다. 자연 생태계를 인간들이 너무 침범하니 천산갑·오소리 등 하등 동물에게서 서식하던 병균들이 인간에게 번진 것이라는 설명이 나름 설득력 있어 보인다. "지구 인간들이 너무 번다스러워서 정리 좀 하려고…" 혹은 "너무 넘쳐나므로 좀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둥 지구촌의 생명체를 관장하는 어떤 절대자의 이름을 빌린 뼈아픈 지적들도 없지 않다.

국내 모 대학의 유명 면역학 박사는 지난해 8월 한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는 200개 감기 바이러스 중 대표적인 바이러스일 뿐이며, 한국인의 99.4%는 걸려도 별 문제가 없다"고 했다. 0.6%를 차지하는 기저질환자를 비롯한 중증환자가 문제인데 99.4%는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였다. 그 박사의 설명에 공감했고 안심이 됐다. 국민 대다수가 수긍하고 인정하는 실력있는 학자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될지 모르기 때문에 다들 조심하는 게 상책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난세에 살아 남으려면 경쟁력이 필수다. 어려움을 돌파할 자신만의 장점, 그 장점을 우리는 속칭 '한칼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 인간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각자 나름의 '한칼'을 몸에 지니고 산다. 그 한칼은 바로 이 코로나 난세에 유용하게 사용돼야 한다.

흔히 언급하는 남녀의 경쟁력은 난세엔 통하지 않는다. 통상 남자의 경쟁력은 '지갑 두께'이고, 여자의 경쟁력은 '나이'라고 했다. 남자가 지갑에 두둑하게 현금을 지니고 있으면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아쉬울 게 없다는 다소 자본주의적인 상황판단이다. 일반론으로 인정된다. 다만 여성 경쟁력과 관련, 나이가 어린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안다. 나이 든 여성도 지혜롭고 온화하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그런데도 여성의 경쟁력을 나이라고 한정한 것은 단순한 편의적 사고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통상의 경쟁력에다 각자 몸에 지니고 있는 면역력을 높이는 게 최선이다. 학자들은 개개인이 면역력만 잘 유지한다면 웬만한 감기 바이러스쯤은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신체를 단련시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필자의 경쟁력은 준족이다. 야구선수의 장점으로 꼽히는 '호타 준족', 즉 잘 치고 잘 달린다는 그 의미에서 달리는 쪽이다.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한 시간 이상 걸어다니면서 단련된 튼실한 하체를 토대로 지금까지 자주 걷기로 얻어졌다. 이른바 생물학에서 말하는 '획득 형질'이다. 1988년 9월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결같이 'BMW'(버스, 메트로, 워킹의 줄임말)를 이동수단으로 삼아 34년째 맞고 있다. 버스·지하철 타고 내려 걸어서 목적지까지 하루에 보통 1만2천보 이상 걷는 게 일상이 됐다. 휴대폰에 만보기 앱을 깔아두고 다니면서 자주 열어 봤더니 1만5천보에서 2만보 가까이 되는 날도 많았다. 걷기 운동 강도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간혹 테니스·축구와 같은 격렬한 운동으로 몸의 한계치를 끌어올려줘야 한다. 나로서는 튼실한 하체가 경쟁력이다.
원도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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