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청년취업 절벽의 해법

  •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 |
  • 입력 2022-01-24   |  발행일 2022-01-24 제26면   |  수정 2022-01-24 07:24
취업률·고용의 질 악화에도
해법 제시하는 후보는 없어
학습일자리 정보센터 가동
장기유급휴가훈련제도 등
취업난 타개할 정책 필요해

2022012301000665400027421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청년취업 절벽 문제가 심각하다. 2020년 대학(원) 졸업자의 취업률은 65.1%로 2011년 조사 시작 이래 최저치이고 고용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 특히 4년제 일반대 취업률은 61%에 불과하다. 청년실업 문제는 개인과 가정에 경제적·심리적 고통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초저출산 문제는 물론 저성장 함정에 빠져들고 있는 국가 성장잠재력을 더욱 악화시킨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선후보들은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만 남발하고, 청년취업 절벽 문제 해소를 위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청년취업 절벽은 워낙 심각한 상황이므로, 단기 정책과 중장기 정책으로 나눠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단기 정책은 1년 이내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책들로, 학습일자리정보센터 구축 및 활용, 장기유급휴가훈련제도 확대, 한일 노동시장 구축, 고용관계관행 혁신 등을 들 수 있다.

첫째 고용노동부 고용센터를 '학습일자리정보센터'로 확대 개편해야 한다. 기술변화 속도가 빠른 디지털 시대에는 직업능력개발을 위한 학습 정보와 일자리 정보가 원스톱으로 통합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은 학습일자리정보센터에서 자신의 직업능력을 검사하고, 필요한 직업능력개발 프로그램과 일자리 정보를 얻고, 상담과 안내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창조경제 시대에는 '학습일자리정보센터'가 노동시장의 핵심 인프라가 돼야 한다.

둘째 현재 극히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장기유급휴가훈련제도를 대상 기업 및 휴가 기간 등에서 확대 지원할 필요가 있다. 장기유급휴가훈련 지원제도는 재직근로자에게 유급휴가를 주어 직업훈련을 실시하는 사업주에게 훈련비와 임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단기 1개월 장기 1년으로 지원기간을 확대해 실질적으로 직업능력 전환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는 재직자 고용안정, 청년취업 기회 확대, 기업 구조조정 지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 범용기술의 활용을 통한 기업의 생산시스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생산시스템을 혁신하려면 종업원의 직업능력도 혁신해야 한다. 장기유급휴가훈련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학습일자리정보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 '한일 노동시장'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학습일자리정보센터에 '한일 노동시장 정보센터'를 두고, 일본의 한국인력 수요 정보와 필요한 직업능력 정보를 제공하고 취업을 알선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일본의 대졸 취업률은 90% 전후에 달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한일 노동시장 공유체제를 구축하면, 현재 청년취업 절벽을 해소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넷째 후발 산업국가 대량생산 체제에서 형성된 연공서열 및 정규직·비정규직 분단 고용관리관행을 혁신해야 한다. 성과중심 고용관행과 비정규직 함정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고용관행이 형성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중장기 정책은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데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청년취업 절벽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정책들로서, 제4차 산업혁명·창조경제 생태계 구축, 대기업·중소기업 임금격차 축소를 위한 초일류 소·부·장 중소기업 육성, 영남권·충청권·호남권 3대 메가시티 리전 육성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창조경제 생태계를 잘 구축하면 스타트업이 활성화되고, 기존 산업이 인더스트리 4.0으로 혁신되고, 문화기반 창조산업과 과학기반 창조산업이 번창하면서 좋은 일자리가 창출된다.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