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칼럼] 추경, 당장 해도 늦다

  •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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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22   |  발행일 2022-02-22 제22면   |  수정 2022-02-22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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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

작년 말 6개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2019년 말보다 23% 늘었다. 가계대출을 고려하면 자영업자 대출은 실제로는 더 많이 늘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추산에 따르면 자영업자 차주 가운데 약 15%는 대출금이 연간 소득의 5배를 넘는다. 연간 소득이 2천만원일 때 대출금이 그 5배인 1억원이면, 대출금리가 1억원에 대해 1% 오를 때마다 연간 소득은 100만원씩, 즉 5%씩 줄어든다. 코로나 경제위기를 대출로 연명하며 버텨내는 자영업자들로서는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부담이 이렇게 가중된다. 폐업 시 금융기관이 대출원금 상환을 압박하는 탓에 쉬운 선택은 아니지만 상당수 자영업자가 폐업 위기로 내몰리는 현실이다.

대구는 사정이 더 나쁘다. 서울 포함 7대 광역시는 2019년 말에 비해 작년에 통계상 자영업자가 소폭 감소에 그쳤다. 이는 자영업자들이 고용원을 줄이면서 견뎌냈고 특고·플랫폼의 1인사업자 일부가 자영업자로 분류된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구는 고용원 없는 통계상 자영업자마저 줄었다. 지난 2년간 자영업자 감소폭이 대구가 가장 컸다. 코로나 이전 대구는 자영업자 비중이 23.1%로 7대 광역시 중 1위였고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자영업자 비중이 전국 평균으로 떨어졌다. 작년 한 해 대구 제외 전 지역에서 자영업자가 3천명 늘었는데 대구는 2만1천명 감소했다. 반면에 자영업 대출은 다른 지역보다 더 늘었다. 2020년 1년간 대구경북의 자영업자 차주는 30.9% 늘었는데 이는 전국 평균 24.7%를 웃도는 것이었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현실은 대기업과 금융권의 성과급 잔치와는 너무나 대비된다. 부문마다 손실과 부채 부담이 극히 불균등한 현실의 방증이다. 걱정이다. OECD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양극화가 심할수록 경제의 정상적인 회복이 어렵다고 조언한다. 정책적인 노력을 부문 간 격차의 완화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다만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른 영업제한으로 자영업자들이 손실을 입은 부분만큼은 국가가 전액을 보상하는 것이 마땅하다. 인건비와 임차료, 대출이자와 같은 고정비용에 생활임금을 더한 만큼은 재정으로 지원해야 옳다. 1월에 모든 과세사업자가 부가세 신고를 마쳤으므로 필요한 제도화와 입법을 거쳐 국세청이 인별 손실을 확정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코로나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너무 크다. 손실 확정 전이라도 최소한의 필요한 지원을 미뤄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회는 이미 지난달에 추경을 통과시켰어야 했다. 당장 해도 늦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 국회 예결위원회에서 한 국회의원은 왜 추경 표결을 서두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지탄받아야 할 태도다. 하긴 엄중했던 코로나 초기에도 우리 지역의 한 국회의원은 국가채무비율 45%라는 초현실적인 재정준칙 법안을 발의한 적 있다.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확장적 재정운용을 질타한 국회의원도 있었다. 그래놓고도 지금 보수 야당은 한 입으로 두말하며 '찔끔 추경안'을 비난한다. 정부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제대로 못 짚고 온통 정략에만 몰두한다. 정부가 잘못했다면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하기 위한 재정투입이 다른 나라보다 부족했던 것이 잘못이고, 경제야 어찌 되든 재정건전성만 금과옥조로 여기며 지킬 수도 없는 재정준칙을 도입하려던 것이 잘못이다. 정부도 야당도 재정을 바라보는 낡고도 잘못된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너지는 서민경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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