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티빙-왓챠…OTT 다자 경쟁 시대 본격화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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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09   |  발행일 2022-03-10 제16면   |  수정 2022-03-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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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2022 라인업

국내 OTT 서비스가 마케팅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진출에 맞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시트콤과 드라마 등을 'Only 웨이브 콘텐츠'란 이름의 독점콘텐츠로 제공하고 있는 웨이브는 2025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총 1조원 투입 계획을 발표했고, CJ ENM은 티빙 투자 확대를 위해 최근 2천500억원 규모의 외부투자를 유치했다. 2020년 말 총 360억 원 규모로 시리즈D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왓챠 역시 웹툰과 음악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콘텐츠 간 경계를 허문 2.0 버전의 플랫폼을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미디어 시장의 급격한 변화
오리지널 IP는 OTT 플랫폼의 전략 무기이며 실제로 지난해 제작됐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약 87개에 달한다. 특히 확산력과 자금력으로 공세를 펼치는 글로벌 OTT의 K-콘텐츠 확보 경쟁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인데, 이에 국내 OTT 서비스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기 전에 국내 가입자를 늘리면서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하는 이중전략을 모색 중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21년 7월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OTT 서비스는 넷플릭스(910만 명)였다. 2위는 웨이브(319만 명), 3위는 티빙(278만 명), 그 외에 U+모바일tv(209만 명), 쿠팡 플레이(172만 명), 왓챠(152만 명), 시즌(141만 명)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OTT 서비스의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을 조사한 결과, 웨이브는 이용자당 한 달 평균 475분을 사용했고, 넷플릭스는 한 달 평균 382분, 티빙은 329분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외 OTT 서비스의 경쟁구도가 다자화됨에 따라 이용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더없이 중요해졌다. 지난해 국내 OTT 시장은 다수의 OTT가 생기고 없어지는 내홍을 겪은 후, 하반기 쿠팡이 OTT 사업을 시작하며 미디어 유통 업계에 바람을 일으켰다. 해외 OTT의 경우 기존 최강자인 넷플릭스에 이어 거대 업체인 디즈니+와 애플TV+의 한국 진출로 국내 OTT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전통 미디어 시장에서 OTT로의 급격한 변화는 기존 시장의 최강자였던 지상파 및 케이블 등의 방송국과 뉴미디어의 강자였던 IPTV를 쇠퇴하게 했고, 코로나19 사태로 이러한 미디어 시장에서의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콘텐츠와 인프라 강화에 사활
국내 OTT 기업들이 전투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외연 확대에 나선 이유다. 웨이브는 올해 드라마와 예능, 영화 등 30여편의 콘텐츠를 선보인다. 지난해 웨이브가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는 신규 유료 가입자 중 65%가 첫 시청 작품으로 선택할 만큼 가입자 유인 효과를 냈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 편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데, 현재 절찬리에 방영중인 SBS '사내맞선'을 필두로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현재는 아름다워'(KBS) '내일' '지금부터 쇼타임'(MBC) '왜 오수재인가' '어게인 마이 라이프'(SBS) 등 자체 기획·개발한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오리지널 영화도 선보인다. 웨이브가 조성한 영화 투자펀드의 첫 투자작 '젠틀맨'에 이어 하반기에는 미스터리 스릴러 '데드맨'이 공개되며, 웹툰이 원작인 '용감한 시민'도 관객을 만난다. 또 MZ세대를 겨냥한 연애·서바이벌·게임쇼 등 화제성을 이끌 프로그램도 개발 중에 있다. 이와 함께 HBO·NBC유니버설·피콕 등 해외 메이저 스튜디오 시리즈 3천700여 편을 확보해 해외시리즈 독점 공급 라인업을 강화했다.

왓챠는 비디오만 스트리밍하는 OTT에서 웹툰과 음악을 서비스하는 구독 서비스로 확장을 꾀한다. 원지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비디오 콘텐츠는 집중해서 봐야 하기 때문에 감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반면 음악이나 웹툰은 이동하거나 업무를 할 때 자투리 시간을 충분히 소비해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OTT가 점유하지 못했던 시간을 왓챠 2.0이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해 올해 20편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상반기 공개 예정인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인 '조인 마이 테이블'은 영상에 다 담지 못한 뒷이야기를 웹툰으로 제작해 서비스할 예정이며, 왓챠의 대표 시리즈인 '좋좋소' 역시 웹툰 제작을 기획하고 있다. 일본에 이어 글로벌화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 1억명의 구독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티빙은 독립법인 출범 직후 JTBC가 합류한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웹툰과 웹소설 등 다양한 원천IP를 보유한 네이버의 지분 투자를 유치하며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왔다.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한 것도 티빙의 성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티빙은 최근 CBS·쇼타임·파라마운트 픽처스 등을 보유한 미국의 콘텐츠 기업 바이아컴CBS로부터도 700만 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유치했다. 이준익 감독의 첫 OTT 진출작 '욘더' 투자를 시작으로 총 7편의 티빙 오리지널 제작에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CJ ENM 관계자는 "이번 투자유치는 티빙의 높은 성장 가능성과 차별적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국내외 콘텐츠기업과 파트너십 강화, 공격적 투자 확대를 통해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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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더
OTT 드라마 '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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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사내 맞선'. 웨이브에서 함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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