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릴레이.37] 아리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 활동가, 아픔이 길이 되려면

  • 아리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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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11   |  발행일 2022-03-11 제14면   |  수정 2022-03-1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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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김승섭 교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 책을 다시 읽고 있다. 


얼마 전 의료비용으로 생활이 급격하게 어려워지면서 청년이 아버지를 죽음까지 이르게 한 일이 있었다. 생계를 책임졌던 아버지는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병원생활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던 청년은 모아두었던 돈을 병원비로 쓰게 되었고, 생활은 급격하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먼 친가족의 도움을 빌려서도 생활은 유지할 수 없었다. 

결국 청년은 아버지를 이틀 동안 돌보지 않고 방안에 가두어 죽게 만든 것이다.

책을 집필한 교수는 의료적인 해부학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영국 정부가 전쟁 이후 급격하게 나라가 빈곤해지면서 가난한 사람을 강제로 수용하던 구빈원에서 시체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아픔이 길이 되려면' 저자 김승섭 교수가 "우리 몸은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 때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그 상처까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몸은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정부로부터 무책임한 폭력 속에서 상처는 오래간다.

그러나 정부는 공익근무를 앞두고 간병으로 생활비를 벌 수 없었던 청년에게 '왜? 너는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냐?'라고 묻는다. 그렇다. 김승섭 교수는 본질과 다른 말일 수 있지만 "결국 가장 큰 힘을 가진 집단의 의견이 의사결정에 반영되고, 그로 인해 큰 피해자는 당연히 힘을 행사할 수 없었던 사회적 약자들이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가장 먼저 피해 본 것은 빈곤한 사람들이다. 최근 코로나19로 돌봄과 의료가 공공의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다.

☞아리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 활동가는 '북 릴레이' 다음 편에 영남대 대학원 미학미술사학과에 재학 중인 김기현씨를 추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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