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투표가 세상을 바꾼다

  •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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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07 07:15  |  수정 2022-04-07 07:23  |  발행일 2022-04-07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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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현기자 (경북본사)

제8대 경북 영주시의회의 의정활동을 두고 '역대 최악'이라는 비판이 지역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비판은 시의회가 자초했다는 지적이 많다.

14명으로 구성된 영주시의회는 국민의힘 6명, 무소속 5명, 더불어민주당 3명으로 구성됐다. 소속 정당을 고려하면 적절한 균형과 안배가 이뤄진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중 9명의 시의원은 지난 4년간 단 한 번도 시정 질문을 하지 않았다. 5분 자유발언을 하지 않은 의원도 4명에 달한다.

부실한 의정활동뿐만 아니라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기초의회 종합청렴도에선 최하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4등급에 머물렀다.

이 같은 총체적 난국에도 불구하고 시의회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듯하다. 꼼수로 지자체 수의계약을 따내 돈벌이를 한 A시의원, 공무원을 상대로 갑질 의혹이 제기된 B시의원 등 각종 구설이 잇따랐지만 지금까지 시의회 차원의 조사는커녕 윤리위원회조차 개최한 적이 없다.

A시의원은 법적 책임에서는 자유롭지만 도의적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B시의원은 최근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한 반성은 고사하고 통화 녹취록 공개 등 제보자 색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료 의원을 유력한 제보자로 몰아붙이며 정치적 배후 등을 운운하면서 논점만 흐렸다.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건 A·B시의원 모두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렇다 보니 동료의원들의 눈길도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더 발전적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잡음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 사이에서는 "시민들에게 더 큰 실망을 줄 것 같아 대응하지 않고 있지만, 모든 절차를 무시한 채 동료의원에 대해 일방적 감시, 적대감 등을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동료 의원들을 적으로 돌린 채 조언을 듣지 않아 안타깝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기초의회가 부활한 지 어느덧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다. 지방행정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본연의 역할보다는 서로 대립각을 세우거나 갑질을 일삼는 등 실망감을 더 많이 준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마침 새로운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이제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의원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투표를 통해 내가 사는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

손병현기자〈경북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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