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상담실] 화를 자주 내는 아이 다스리는 법…화난 상황 공감해주고 적절히 표출하는 법 알려줘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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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18 07:42  |  수정 2022-04-18 07:47  |  발행일 2022-04-18 제13면
심호흡·신문지 찢어서 버리기 등
감정 진정시킬 수 있는 행동하기
트러블이 잦은 친구와 거리 유지
의사소통법 '나 전달법' 권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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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이가 행복할까. 모든 것을 갖추고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주 화를 내고 주변 사람들과 마찰을 빚는다면 그 아이는 행복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힘든 상황에도 감사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친구들도 많다. 그런 만큼 작은 것에도 즐거움을 찾고 기분 나쁜 감정들을 잘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은 뭘까.

Q:왜 갑자기 화를 참지 못하고 '욱'하는 걸까.

A:모든 사람들은 화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른이나 아이들 모두 주변 사람들과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갈등을 겪게 됩니다. 왜냐하면 개인마다 타고난 성향이 다르고 생각하는 것과 행동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게 되면 짜증이 올라오고 화가 나게 됩니다. 순간적으로 올라온 화를 참지 못해서 벌컥 화를 내고 나면 마음이 시원해지기는커녕 더 짜증이 나거나 큰 싸움으로 번져 후회만 되는 일이 많았을 거예요. 화를 낸 자신의 모습이 스스로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왜 이렇게 갑자기 '욱'하며 악마처럼 변하는 순간이 올까요. 진짜 화를 잘 내는 성향의 사람일까요. 하지만 그런 모습은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평소에 쌓여 왔던 감정들이 잘 해소되지 못하고 눌려 있다가 어느 순간 한꺼번에 분출되는 것이지요. 우리 모두는 누구나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이런 마음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자주 혼만 나거나 주변 사람들이 멀리하는 것을 알게 되면 마음 속에는 좌절감이 자라고 자신을 몰라주는 사람들에게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을 쌓게 됩니다. 아이들의 경우 이런 불편한 감정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속으로 꾹꾹 눌러 담다가 화로 분출되는 경우가 많아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고 또 혼이 나서 불만이 쌓이고 폭발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됩니다.

Q:부모로서 이런 '화'를 분출할 때 어떻게 도우면 될까.

A: 화를 참지 못하고 자주 분출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의 이야기에 좀 더 귀를 기울여 주세요. 그 친구는 평소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거나 부정적인 감정들을 마음에 쌓아 두는 경우가 많은 아이일 거예요. 어린 친구들은 어른처럼 합리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고 갑자기 올라오는 감정을 충동적으로 내뱉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이런 불편한 감정들을 잘 해소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힘든 일은 없는지 민감하게 살펴보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이때 비판이나 비난 없이 아이의 이야기를 그냥 그대로 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이 속상했겠네. 그렇게 행동한 너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라는 공감을 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또다시 화가 났을 때를 대비해 효과적으로 화를 잘 푸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Q:화난 감정을 잘 풀고 조절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A:화난 감정을 잘 풀기 위해서는 화가 났을 때 우리 몸의 반응들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화가 나면 말초 혈관이 팽창되어 얼굴에 열이 나며 몸의 근육이 긴장되어 흥분하게 됩니다. 또 호흡이 거칠어지고 심장박동수가 증가해 혈압이 올라가는 만큼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신체 활동들을 하게 하거나 화를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 주도록 합니다.

첫째, 신체 이완하기와 행동으로 분노 감정을 표출하도록 해 주세요. 화가 났을 때 긴장된 근육을 적절한 운동으로 발산시키면 직접적인 싸움이나 충돌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심호흡을 통해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기, 신문지를 구기거나 찢은 후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화난 감정 함께 버리기 등을 하다 보면 어느새 화난 감정이 가라앉고 기분이 좀 나아질 수 있을 거예요.

둘째, 화가 날 만한 상황을 미리 피하거나 줄이는 요령을 가르쳐 주세요. 다른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데 이상하게 그 친구와 있을때 자주 싸우게 된다면 그 친구와 성향이 맞지 않을 수 있으니 그런 경우에는 일정 거리를 유지해서 부딪치는 일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셋째,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생각을 바꾸도록 도와주세요. 분노는 어떤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할 때 생기는 감정입니다. 따라서 생각을 바꾸면 분노의 감정을 덜 느끼게 되겠죠. 그래서 생각 자체를 변화시키도록 도와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에게 의사 표현 기회를 주고 나의 화를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화가 나는 상황에서 화를 내기 전에 상대방의 생각을 듣는 것은 내 멋대로 상대방의 의도를 판단하는 실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화를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잘 전달하면서 상대방을 이해시킬 수 있는 '나 전달법'으로 표현해 보세요.

Q:감정 조절이 지속되도록 습관화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A:부모님 스스로 감정 조절의 모범이 되어 주세요. 화를 잘 참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며 감정 조절이 어려운 아이들은 부모님께서도 화를 자주 내거나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자녀들은 부모님의 거울이라고들 말합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고 영향을 받는 부모님의 모습을 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배우게 됩니다. 부모님 스스로 감정을 잘 다스리고 차분하게 대화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 주세요. 아이들은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긍정적인 감정 조절 방법을 배우고 여러 갈등 상황에서도 지혜롭게 대처하는 태도가 습관화될 것입니다. 우리가 자주 느끼는 감정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도 할 수 있지만 잘 조절하고 이겨내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기분 나쁜 감정들을 잘 이겨낼 줄 아는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모든 부모님들을 응원합니다.

■ 나 전달법

(1)상대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에 대해 비난하지 않고 설명하기
(2)상대의 그러한 행동이 나에게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 말하기
(3)상대의 행동이나 구체적인 영향에 대한 나의 감정이나 느낌 말하기

■ 대화 예시

진수 : 동생이 욕을 해서 싸웠는데 엄마가 동생 편을 들고 나를 무조건 혼내서 억울한 마음이 들었어요. 나만 차별하시는 것 같아 속상해서 더 화가 났어요.

엄마 : 진수야, 엄마가 미안해. 동생이 형에게 맞았다고 하길래 네가 동생에게 폭력을 쓴게 너무 화가 나서 네 얘기는 들어보려고 하지 않았네.

진수 : 저도 순간적으로 동생을 때려서 미안하고 엄마께 고함질러서 죄송해요.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대구삼영초등 김영주 수석교사(참고문헌-우씨! 욱하고 화나는 걸 어떡해·어린이를 위한 감정 조절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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