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상담실] 하루가 행복해지는 감사일기 쓰기

  • 노인호
  • |
  • 입력 2022-04-25 08:05  |  수정 2022-04-25 09:16  |  발행일 2022-04-25 제13면
긍정적 표현 '덕분에' 습관화되면 행복지수 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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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일을 찾아 기록하는 습관은 사람을 보다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만큼 어릴 때부터 감사일기를 쓰는 것은 행복한 삶의 첫 걸음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포스트잇을 활용해서 네임펜 등으로 한가지씩만 적어보게 하는 것이 좋다. <영남일보 DB>


아이들중에 투덜거림이 많은 아이가 있다. 별일 아닌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을 한다거나 나는 'OO 때문에'라며 이유가 많고, '하기 싫어' '재미 없어' '귀찮아 '등 부정적 감정이 많은 나타내는 학생이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가진 것의 소중함을 느끼고 감사하는 마음을 키우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짜증·불만 부정적 감정많은 아이
자신을 들여다보고 생각할 기회
친구 도와줄때 뿌듯함 즐거움등
감사일기 쓰면서 긍정기운 받아

처음 시작할때는 포스트잇 활용
한가지씩 구체적 작성하도록 해야


Q:감사일기, 왜 좋은가요.

A:아이들의 행복은 어디에서 올까. 행복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옵니다. 매일 감사의 에너지로 아이들의 가슴이 1℃씩 더 따스해지는 상상을 해 봅니다. 그 따스함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데워주고 친구의 가슴까지도 데워줄 것 입니다. 이것은 머리, 생각으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랑 받았을 때의 따스함, 도움 줄 때의 뿌듯함, 친구와 함께 나누는 즐거움에 기꺼이 가슴을 쓰고 데웁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나도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머리를 잘 쓰는 사람보다 가슴을 잘 쓰는 사람이 더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가슴을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감사, 배려, 존중, 사랑을 경험할 때 얼마나 가슴이 뿌듯하고 설레는지, 가슴 울리는 그 느낌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감사하는 습관은 아름답고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에 아름다움을 가득하게 하는 마법과도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마음속에 분노와 슬픔, 두려움이 있는 아이들은 모든 일이 힘들고 짜증이 많습니다. 자기 자신의 내면이 약하고 겁이 나기 때문에 자신의 실패에 대한 이유를 만들어 회피하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은 일에도 화를 내고 "OO 때문에 잘 하지 못했어, OO 때문에 나는 힘들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이런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가장 쉽게 자기 자신을 성찰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감사 일기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감사일기를 왜 권하는 걸까요.

A:행복을 연구한 에먼스(Emmons)에 따르면 '감사하기'는 자신도 행복하게 만들고 타인도 행복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감사하는 태도가 정착되면 사람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불안이나 짜증 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줄어들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아지게 되어 가정은 물론, 학교에서 교우 관계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말, 감사의 말에는 좋은 파장이 있어서 말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에게도 좋은 기운이 전달됩니다. 그러면 왜 말로 하면 될 것을 글로 쓰라고 하고, 일기로 적어보라고 권하는 것일까요. 고마운 상황이 생길 때마다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다면 무척 다행스럽고 좋은 일이지만, 살다 보면 그러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 일어날 때는 고마운 줄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그것이 무척 고맙게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감사일기를 작성하게 되면 고마웠던 일들을 다시 한번 곱씹어 감사 할 수 있으니 더 좋습니다. 내가 놓쳤던 상황들을 글로 쓰면서 감사 할 수 있게 됩니다. 감사함을 느꼈을 때 내 주변에 나타났던 따뜻하고 긍정적인 기운을 다시 한번 만드는 것입니다.

Q:감사일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A:감사일기를 써보자 하면 아이들은 "일기 쓰기 귀찮은데요"라는 말부터 먼저 합니다. 또 하루에 3~5가지 감사함을 찾아내는 일도 힘들어합니다. 매일 똑같은 하루하루의 반복인데 도대체 뭘 감사하라는 건지 막막해 하지요.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무작정 감사일기가 좋다고 하니 써보자 라고 한다면 시작도 하기 전에 부정적 감정이 생겨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일기를 처음 접하게 할 때 재미있고 즐거운 것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단계적으로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첫째, 무엇이 왜 감사한지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현재 삶은 다른 누군가의 희생, 노력 덕분에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엄마가 맛있는 밥을 차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다 "일하시고 늦게 집에 오셔서 힘이 드셨을 텐데 급하게 차려 주신 밥이 너무 맛있어서 감사합니다"라고 드러난 사실과 더불어 상황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둘째, 처음부터 일기형식을 생각하고 공책 등을 사용하면 아이들은 넓은 공책 칸을 보며 시작도 하기 전에 먼저 힘들어합니다. 그런 만큼 처음 시작할 때는 포스트잇들을 활용해서 네임펜 등으로 한가지씩만 적어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고학년이거나 포스트잇으로 하루 한가지 감사일기 습관이 정착된 경우 감사내용을 3~ 5가지 찾아보게 합니다. 이때 아이들이 사용하는 알림장을 가로로 반을 잘라 사용하면 좋습니다.

넷째, 가족이 함께 참여하면 훨씬 효과가 좋습니다. 아이들에게만 감사한 일을 찾아보게 하는 것보다 부모님도 평소 감사한 일을 찾아 가족이 함께 공유한다면 아이에게 긍정적 효과가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부모님 자신에게도 좋은 변화가 찾아오게 됩니다.

다섯째, '때문에'가 아니라'덕분에'로 써야 합니다. 감사에는 언제나 인과 관계가 성립하고,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때문에'를 자주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때문에'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진술에서도 쓰이고 긍정적인 진술에서도 쓰입니다. '때문에'라는 단어는 인과 관계를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말이므로 감사일기쓰기에서는 '덕분에'라는 말이 더 적합한 것 같습니다. 감사일기는 우리의 주변에 있는 모든 것, 자연, 사회, 사람, 상황 등 '덕분에' 내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음을 감사하기 위해 쓰는 것이므로 일상의 모든 일이 '덕분에'로 습관화되면 자신뿐 아니라 타인도 행복하게 만듭니다.

일상생활에서 감사한 일은 많이 찾을수록 행복해지고, 행복할수록 감사한 일을 더 잘 찾게 됩니다. 감사한 일을 찾아 기록하는 습관은 행복한 삶의 첫 걸음입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대천초등 조영준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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