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상주 남장사, 노악산 자리 국내 첫 '범패' 보급지…불교 관련 국가문화재 다량 소장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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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06 07:54  |  수정 2022-05-06 08:01  |  발행일 2022-05-06 제15면
어귀에 즐비한 감덕장 장관
맞배지붕의 극락보전 건물
조선 중기 건축 양식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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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사 전경. 일주문을 지나면 먼저 사찰의 본전인 극락보전의 영역에 들어서게 되는데, 위쪽에는 이보다 먼저 세워진 보광전이 있어 마치 층층시하를 이룬 듯한 배치를 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의 중요한 산과 절은 '3악 4장사(三岳四長寺)'로 표현된다. 3악은 노악(노음산)과 연악(갑장산)·석악산(천봉산)을 이른다. 노악산에 남장사와 북장사가, 연악산에 갑장사와 승장사가 자리한다. 승장사는 허물어져 주춧돌과 축대, 그리고 흩어진 기왓장만 남아있으나 남장·북장·갑장사는 전통사찰로 상주시와 인근 지역의 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노악산 남쪽 기슭에 위치한 남장사(南長寺·주지 종호스님)는 절로 향하는 길부터 따뜻한 느낌이다. 남장사 아랫마을 남장동은 이 절 이름에서 비롯됐다. 상주의 명물 곶감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마을 중 하나로 국도에서 절 아래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마을길 양쪽으로 감을 말려 곶감을 만드는 감덕장이 즐비하여 장관을 이룬다.

남장마을을 지나면 길 왼쪽, 노악산 등산로 입구에 익살스러운 모습의 석장승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행인을 바라본다. 경북도 민속자료(제33호)로 불교사찰과 민속신앙이 접목된 석장승으로 여겨진다. 장승에 새겨진 명문으로 보아 1832년(壬辰七月立)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자연 그대로의 화강석을 최대한 살려서 좌우 대칭을 잃은 거대한 돌의 윗부분에 마을 미륵 형태의 얼굴을 조각해 놓았다.

남장사는 깊은 산속의 사찰이 아니면서도 그 진입로가 고즈넉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가을에는 주차장에서 일주문에 이르는 길에 수북이 쌓인 참나무 낙엽이 가을의 정취를 발바닥으로 전해준다. 봄에는 쑥과 질경이·민들레 등의 야생초와 국수나무·때죽나무·생강나무 등 관목들이 노악산의 기운을 받아 꽃과 잎을 펼쳐 보인다.

많은 건물과 부속암자로 구성된 남장사는 극락보전 영역과 보광전 영역으로 크게 나뉜다.

일주문을 지나면 먼저 이 절의 본전인 극락보전의 영역에 들어서게 된다. 위쪽에는 이보다 먼저 세워진 보광전이 있어 마치 층층시하를 이루고 있는 듯한 배치를 하고 있다.

원래 극락보전 건물은 1635년에 소실돼 1776년과 1856년에 중수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정면 3칸, 측면 3칸이나 정면의 칸 사이가 좀 더 넓어 직사각형을 이루고 있다. 비교적 너른 평면 위에 깊숙한 맞배지붕이 위엄을 갖추고 있어 조선 중기 건물의 장중함을 지닌다.

극락보전 안에는 건칠아미타불좌상의 좌우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협시하고 있으며, 1701년에 그린 감로왕탱을 비롯하여 18~19세기의 불화들이 전각 안을 빛내고 있다.

아미타불의 후불탱은 1741년에 조성한 불화인데, 후불탱의 본존과 보살들의 두광이 강한 초록색으로 칠해져 있어 매우 강렬한 인상을 주는 한편, 비파를 타고 있는 사천왕의 모습은 아주 섬세한 정밀묘사여서 강약이 조화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남장사는 우리나라 최초로 범패(梵唄·절에서 재를 올릴 때 부르는 불교음악)를 보급한 곳이며 철조 비로자나불 등 불교와 관련된 문화재를 많이 소장하고 있다.

게다가 근년 들어 이 절의 영산회 괘불도와 복장유물, 목조관음보살좌상 등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돼 남장사가 우리나라 불교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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