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인사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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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03   |  발행일 2022-05-03 제23면   |  수정 2022-05-03 07:14

"인사와 청소만 잘해도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는데 기본적인 조건을 갖추게 됩니다." 아는 어느 학교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인사와 청소의 중요성을 꼭 실천을 통해 가르친다고 한다. 인사는 자신을 낮춰서 겸손의 미덕을 기르고 청소는 주변 환경을 깨끗이 하는 것은 물론 주어진 몫을 충실히 함으로써 성실의 의미를 배운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제자들이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했을 때 인사나 청소를 잘했던 학생들이 대부분 성공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선거가 한 달 정도 남았다. 출근 시간이나 퇴근 때 교차로에는 어김없이 후보자들이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있다. 배우자가 함께하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 처음 며칠에 그친다. 이렇게 인사하는 것이 득표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의문을 가지지만 본 선거전에 돌입하기 전에 후보자의 이름을 알리는 데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한다. 인사 자체가 득표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무개가 출마했구나 하는 관심을 끄는 것만으로도 인지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후보자들이 곳곳에서 매일 출근길 인사를 한다.

본 선거전이 되면 새벽처럼 가족들이 나와서 인사를 하는 예도 있고, 실제 선거에서 그 성실성을 좋게 평가해 당선된 사례도 있다. 선거 때 크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후보자의 마음은 표를 얻겠다는 목적이지만 일부분 유권자를 잘 모시겠다는 각오도 있다. 하지만 당선이 되면 자세가 변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초심을 지키기 어렵다. "제발 당선만 시켜주면 다른 당선자처럼 변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겠다"라는 초심을 지킬 후보자는 얼마나 될까.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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