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역사박물관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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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31   |  발행일 2022-05-31 제23면   |  수정 2022-05-31 07:09

'철강도시' 포항에는 사실 선사시대의 유적도 상당히 많다. 지역 곳곳에 고인돌과 암각화 등이 산재해 있어 '지붕 없는 청동기시대 유물 박물관'으로도 불린다. 유물 가운데 흥해읍 칠포리 암각화는 1989년 처음 발견된 이래 1994년까지 총 15개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규모 면에서 국내 최대다. 또 현존 신라 금석문 중 최고(最古)인 중성리 신라비 등 국보급 유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여기에다 청동기시대 대표적인 무덤인 고인돌이 300개 넘게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 도시' 포항에 이들 유물과 유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사박물관이 없다. 이 때문에 포항에서 발견된 유물 중 일부가 경주박물관 등에 보관돼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포항과 비슷한 규모인 경남 진주시와 전북 전주시 등에도 번듯한 국립역사박물관이 있다. 포항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강원 춘천·삼척시도 역사박물관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의 뜻 있는 문화계 인사들이 지난해 말 역사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며 포항시에 건의서를 전달하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올해 들어 역사박물관 건립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는 다음 달까지 기본계획을 세운 뒤, 문화체육관광부에 공립 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이 평가에서 적정 판정을 받아야 공립박물관을 건립할 수 있다. 포항시의 역사박물관 건립은 때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철저한 계획 수립으로 포항이 지닌 역사와 전통을 제대로 알릴 역사박물관 건립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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