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대학식당도 가격 인상 불가피…업주·학생 모두 '부담'

  • 이자인,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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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1  |  수정 2022-05-31 16:56  |  발행일 2022-06-01 제9면
고물가에 대학식당도 가격 인상 불가피…업주·학생 모두 부담
지난 30일 낮 12시쯤 영남대 학생회관 학생식당에서 대학생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이동현 수습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대학교 학생식당(학식)의 가격도 줄줄이 인상되며, 식당을 운영하는 학교 측과 학식을 찾는 학생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15~17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에서 전국 대학생 1천2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대학생활 내 지출 중 '식비'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학생 10명 중 7명(78.6%)은 '식비를 줄이기 위해' 학생식당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지난 30일 점심시간인 낮 12시쯤 영남대 학생식당에서 만난 학생들도 '식비를 아끼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식사 가격은 2천 원대 분식부터 5천 원대 정식까지 다양했다.


이 학교 학생 이모(21)씨는 "부모님께 용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데 밖에서 먹는 외식비가 너무 비싸 학식(학교식당 식사)을 자주 먹으러 온다"며 "사실 혼자서 점심, 저녁을 다 해결해야 하는데 학식 가격은 외식보다 절반은 저렴해서 좋다"라고 말했다. 이모(여·22·영남대)씨도 "밖에서 제대로 밥을 먹으면 식비가 보통 1만 원이 넘어가는 반면, 학식은 가격이 절반 수준"이라며 "만약 학식 가격도 오른다면 매일 사 먹어야 하는 식비가 걱정돼 부담이 클 것 같다"고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학생들의 바람과 달리, 지난 3월 개강을 앞두고 대다수 대구권 대학들이 학교식당 식사 가격을 100~300원 가량 올렸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식재료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물론 대구권 대학교들은 당장 가격을 추가로 올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은 저렴한 학식 가격이 더 오를까 걱정이 앞선다.
최모(20·경북대)씨는 "학식은 외식에 비해 굉장히 저렴하고 인상률도 낮긴 하지만, 100~200원 오르는 것도 부담되긴 마찬가지"라면서 "물가 때문에 학생식당을 운영하는 학교와 업체들의 사정도 이해는 되지만, 최대한 가격이 안 올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일부 대학은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랜 기간 가격을 동결해 왔지만, 더 이상 물가를 견디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영남대 학생식당 업주 A씨는 "지난 2년 반 동안 가격을 인상하지 못했다. 학생들이 가격 인상에 민감하고 식비 부담이 상당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최근 물가가 너무 올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어쩔 수 없이 학식 가격을 올렸는데, 물가는 계속 올라 걱정이다"라고 했다.

다만, 학교식당 측은 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고려해 가격 인상에 대해 학생들과 충분히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계명대 학생식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주가 되다 보니, 학생식당 이용률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번 학기부터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평소 이용률만큼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면서도 "상반기 결산에 따라 가격 인상 논의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학교·학생들과 협의를 통해 서로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산정할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동현 수습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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