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성장과 쇠퇴의 기로에 선 NFT시장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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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2   |  발행일 2022-06-22 제26면   |  수정 2022-06-22 06:54
경기불안 등에 가격 폭락 위기

기업은 잇따라 관련 분야 진출

전문가들 성장 vs 거품 엇갈려

블록체인 기반 신성장산업 기대

제도 미비로 발목 잡지 말아야

[동대구로에서] 성장과 쇠퇴의 기로에 선 NFT시장
홍석천 경북본사1부장

#1. 최근 기후변화 관련한 행사에 참여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대체불가토큰(NFT)에 대해 "더 큰 바보가 더 비싼 돈을 주고 사는 상품일 뿐"이라는 다소 극단적인 평가를 내렸다. 가상화폐나 NFT 등 가상자산은 누군가가 나중에 더 높은 가격으로 살 것이라는 믿음으로 어떤 가격이든 정당화하는 더 큰 바보이론에 근거한 허튼소리라는 것이다.

#2. 현대차는 NFT 시장 진입을 선포하며 전용 글로벌 커뮤니티 구축, '현대X메타콩즈 콜라보레이션 NFT' '별똥별 NFT' 등을 판매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NFT 저장 등이 가능한 전자지갑 서비스인 'H.NFT'를 도입했고, SK텔레콤은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통해 NFT 마켓 플레이스를 지원한다. KT는 연구개발조직 내 NFT 관련 팀까지 꾸렸다. LG전자는 올해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을 추가했다.

#3. 미국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NFT 열풍도 빠르게 식고 있다. NFT 시가총액은 일주일 만에 반 토막이 났으며, 거래대금의 하락세도 가파르다. 시가총액은 일주일 전보다 절반 이상 줄었고, 거래대금도 두 달 새 약 90% 감소했다.

#4. 중앙대는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도입한다. 일차적으로 오는 8월 학부 졸업생 약 2천명을 대상으로 NFT 학위증을 발급할 예정이다.

어떤 전문가는 사기라고 말하고, 또 다른 전문가는 새로운 기회라고 설명한다. 결국에는 터져버릴 거품이라는 충고와 지금이야말로 투자 적기라는 조언도 동시에 나온다.

일명 대체불가토큰으로 불리는 NFT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 NFT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에 빠졌다. 어떤 곳에서는 희망의 시그널이 나오지만, 또 다른 곳에서는 '종말론'에 버금가는 잿빛 전망이 난무한다.

문제는 이런 혼란을 수습해야 하는 정부의 느린 발걸음이다. 업계 종사자들은 NFT를 자산으로 인정하느냐에서부터 시작해 제도적 지원이 거의 전무하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지원이다.

현재 대한민국 대부분의 NFT 거래사업자들은 카드결제시스템이 없다. 루나·테라 급락사태로 인한 가상자산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이 카드사들의 눈치 보기와 보신으로 이어지면서 아예 결제지원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적인 제도 정비도 시급하다. NFT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작물 기반 NFT 발행이 저작권보호로 연결될 수 있는 저작권법 개선 등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NFT는 고유의 암호값을 가져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지만 생성 전 단계에서 표절, 위조 등은 가능해 논란의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NFT는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하지만 가상화폐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창작물을 기반으로 새로운 고유화폐를 창조해내는 개념이기 때문에 내재가치의 훼손이 거의 없고, 교환이나 입찰에 따른 가격변동만 있을 뿐이다.

어떻게 보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이 같은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성장산업이 제도적 미비로 인해 사그라지는 상황이 와서는 안 될 것이다.
홍석천 경북본사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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