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스토리] 자연이 채우지만 관리는 '우리의 몫'

  • 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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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2 09:52  |  수정 2022-06-23 08:30  |  발행일 2022-06-22
가뭄으로 바닥 드러난 포항 상마북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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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이 봄부터 계속되면서 16일 경북 포항시 북구 상마북저수지의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연일 계속되는 맑은 날씨가 기분 좋은 봄이었다. 하지만 파란 하늘이 계속될수록 하늘을 비추며 일렁이는 물이 있어야 할 저수지 곳곳이 흙바닥을 드러내며 말라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강수량 평균은 5.8mm로 지난해 5월 평균 강수량(143.8mm)의 4% 수준으로 기상 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최저치이며 첫 한 자릿수 강수량이다.

강수량에 민감한 농촌이 아닌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가뭄이 크게 와 닿는 기상 현상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대구시 상수도 사업본부가 가뭄으로 식수원이 말라가자 운문댐과 가창댐 물을 이용하는 대구 수성구와 동구, 북구 일부 지역의 수계를 낙동강으로 돌리면서 시민들도 식수원에 관심과 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식수원이 어디냐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식수원으로 동네의 '급'을 평가하는 누리꾼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그만큼 물에 대한 인식이 넉넉하게 공급되는 '양'보다 '질'로 변화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런 물에 대한 정보가 충분한 상황에서 '가뭄'은 식수원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현상이다. 이상기후에서 비롯되는 가뭄을 근본적으로 근절하는 것은 힘들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땅 위를 흐르며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수계는 충분히 우리 손으로 깨끗이 유지할 수 있다. 물을 관리하는 기관에 관심을 두고, 우리 가정에 흘러들어오는 물에 관심을 둔다면 가뭄 속에서도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을 것이다.

곧 장마철이 시작되면 가뭄이 해갈되고, 다시 저수지가 채워질 것이다. 채우는 것은 자연이 할 일이지만, 채워주는 물들을 깨끗이 관리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가뭄으로 대지가 타들어 갔던 올봄의 기억을 다가올 장마가 깨끗이 지우지 않기를 바란다.
글·사진=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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