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연극의 거장 별세…피터 브룩 파리서 영면

  • 입력 2022-07-05   |  발행일 2022-07-05 제12면   |  수정 2022-07-05 07:13
고전작품 현대적으로 해석
독창적 무대로 전세계 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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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연극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거장 피터 브룩〈사진〉이 97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고 일간 르몽드 등이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1925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1974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브룩은 런던과 파리 등 전 세계를 무대 삼아 연극에 몸 바치다 전날 파리에서 영원히 눈을 감았다.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현대 연극의 전설"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연극 감독" "가장 혁신적인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며 일제히 그의 부고를 전했다.

17세에 연극 감독으로 데뷔해 92세까지 무대를 떠나지 않았던 브룩은 고전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전 세계에서 칭송받았다. 브룩은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다양한 작품부터 고대 힌두교 서사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취향으로 작품을 골라 독창적인 무대를 연출해왔다.

1970년 '한여름 밤의 꿈'에서는 무대를 온통 흰색으로 연출해 시선을 끌었고 1985년 '마하바라타'는 9시간에 달하는 공연시간으로 파격을 안겼다.

브룩은 프랑스 파리 외곽 슬럼가, 중동 이란 유적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미국 인디언 보호구역, 차고, 버려진 영화관 등 공연을 기대할 수 없는 곳에서 무대를 올렸다. 1968년 연극에 관한 자신의 신념을 담아 출간한 저서 '빈 공간'에서 브룩은 "비어있는 어떠한 공간이라도 나는 무대라고 부를 수 있다"고 기술했다.

그가 존재감을 발휘한 무대는 비단 연극만이 아니었다. 1963년 소설 '파리 대왕', 1967년 연극 '마라/사드'를 각각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부모가 과거 러시아 일부였던 라트비아 출신으로, 브룩 자신은 러시아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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