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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알렉산더 가마 대구FC 감독. <대구FC 제공> |
프로축구 대구FC 알렉산더 가마 <사진>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전격 사퇴했다. 대구는 사령탑 없이 ACL(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준비한다.
대구 구단은 14일 가마 감독의 자진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숙고 끝에 가마 감독의 사임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후임 감독을 선임하기 전까지 당분간 최원권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오는 18일 일본에서 열리는 ACL 16강 전북현대전을 대비하기 위해 선수단은 내일(15일) 인천에서 출국한다. 가마 감독은 대구에 남아 구단과 긴 논의를 거쳤고,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우선 최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고, 일본에 다녀온 이후 차분하게 후임 감독을 물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마 감독의 전격 사임은 지난 13일 치른 K리그1 28라운드 울산현대와의 원정 경기에서 대구가 0-4로 참패한 게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은 올 시즌 리그 선두를 달리는 팀이고, 대구는 강등권 문턱에서 허우적거리는 중이어서 대구의 승리 가능성은 크지 않았지만,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큰 점수 차이 패배로 팬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았다.
울산전에서 대구는 부상 중인 세징야를 선발 출격시킬 정도로 급했다. 가마 감독은 세징야-제카-고재현의 삼각편대를 출격시키는 한편, 장성원과 페냐, 김희승, 이태희에게 중원을 맡기면서 소폭 변화를 줬다. 수비진은 김진혁-조진우-정태욱이 꾸렸고, 골키퍼 장갑은 이날도 오승훈이 꼈다.
하지만 대구의 공격은 밋밋했고, 수비는 헐거웠다. 경기 초반부터 수비 라인이 무너진 대구는 오승훈이 선방 만으론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의 실점 위기를 여러 차례 자초했다. 후반 들어선 세징야를 필두로 절박한 공격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득점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무딘 공격이었다. 오후성과 이근호, 안용우 등 교체 자원을 한껏 투입했지만, 1점도 올리지 못하는 참패를 면하지 못했다.
대구는 8월 들어 치러진 4경기에서 모두 졌다. 지난 6월 21일 제주전에서 1-0으로 승리한 이후 10경기(5무 5패) 동안 승수를 쌓지 못하면서 4연패를 당한 것이다.
이로 인해 대구는 리그 전적 5승 12무 10패, 승점 27로 9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위 김천상무(승점 26)와 11위 수원삼성(승점 24)과는 한 경기 만에 뒤집힐 수 있을 정도로 바짝 쫓기고 있다.
대구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력이다. 상대에게 극장 골을 잇따라 내주면서 선취점을 올려도 역전패가 걱정될 정도로 불안정하다. 공격도 경기를 치를수록 맥없는 플레이로 실망감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도 가마 감독은 포메이션, 전술, 전략, 로테이션에 변화조차 주지 않으면서 책임론이 불거졌다.
대구는 18일 일본 사이타마의 우라와 코마바 스타디움에서 전북과 ACL 16강전을 치른다. 전북은 올해 울산에 이어 K리그1 2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이다.
앞서 가마 감독은 울산전 이후 "일본에서 24시간 동안 선수들과 함께 지내면서 소통을 강화하겠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 팀이 변화할 수 있는 활로를 마련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지만, 끝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령탑 없이 ACL 16강전을 준비하는 대구가 의기투합해 8강 진출 티켓을 따내고, 리그에서도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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