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오봉산 고분군 발굴 성과 설명회…고녕가야 유물은 발견 못해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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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3 14:10  |  수정 2022-09-13 14:12  |  발행일 2022-09-14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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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 함창읍 오봉산 고분군 발굴현장에서 조사를 맡은 경북문화재단 문화재연구원 관계자가 고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상주시 제공>

지난 1일 상주 오봉산 고분군(경북도 기념물 제126호)의 발굴 성과 공개 설명회가 현장에서 열렸다. 지난해 9월 시작한 발굴 조사의 완료를 앞두고 국내 고고학 전문가와 인근의 함창읍·이안면 지역 주민들에게 발굴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오봉산 고분군은 전(傳)고녕가야왕릉·전고녕가야왕비릉(傳은 학술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으나 그렇게 전해지고 있다는 뜻)과 함께 고녕(古寧)가야국의 존재를 증명할 중요한 유적으로 꼽히고 있다.

오봉산 등 함창 지역에 산재해 있는 유적에 대한 발굴 조사는 그동안 매우 등한시 됐다. 오봉산 고분군은 1997년 상주-점촌간 도로공사에 따라 발굴조사를 한 이후 25년 만에 학술조사가 처음 시행됐다.

상주시는 2018~2019년 기초조사를 통해 600여 기의 고분이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이를 토대로 봉분이 가장 큰 고분 4기와 봉토가 남아 있지는 않지만 토광묘로 추정되는 고분 1기를 발굴조사 대상지를 확정했다. 이들 고분은 오봉산 고분군 북서쪽의 이안리와 동쪽 신흥리 탑골에 위치하고 있다.

발굴조사는 경북문화재단 문화재연구원(원장 전규영)이 맡았으며 문헌에 등장하는 고녕가야의 흔적을 확인하고, 신라와 백제의 관련성 등 함창지역 고대사의 성격 규명을 목적으로 하였다.

오봉산 고분군은 오랜 기간 방치돼 있었기 때문에 일제 강점기부터 여러 번 도굴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증명하듯 발굴 대상 고분에는 여러 개의 도굴 구멍이 발견됐다. 이 때문에 가치 있는 유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기와 철모(鐵矛, 철제 창)·금동제행엽(杏葉, 말 띠에 달아 늘어뜨리는 넓적한 장식)·재갈 등 시대와 지역성을 보여주는 유물이 다수 출토됐다.

경북문화재단 문화재연구원은 이 유물들은 당시 신라와의 교류관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상주시는 이 발굴조사를 하면서 고령가야의 흔적이 나오는 가에 주목했다. 함창 지역의 고녕가야가 삼국사기와 고려사·신동국여지승람 등의 문헌에 기술돼 있으나 고고학계에서는 이 기록이 분명치 않고 이를 뒷받침 할 만한 유적이 없어 '함창=고녕가야'의 설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발굴조사에서 고녕가야와 관련 있는 유물은 발견하지 못했다.

학계에서는 함창이 5가야 중에서 다른 가야에 비해 지리적으로 너무 동떨어져 있으며, 가야 시대에는 'OO가야'라는 국명을 사용하지 않았고, 문헌에 언급된 가야의 명칭이 일치하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지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신라는 가야 복속 후 유민들을 대대적으로 사민(徙民) 하였는데, 함창에 고녕가야가 존재하였다고 기록이 남게 된 이유를 그 사민과 관련하여 추정하기도 한다.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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