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지방시대 알파세대를 꿈꾸며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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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04  |  수정 2023-01-04 08:30  |  발행일 2023-01-04 제26면
다양한 세대 혼재로 갈등

'사는 지역=신분' 되는 사회

교통통신 발달이 역차별로

메타버스 등 지능화가 해법

새로운 '지방세대' 출현 기대

[동대구로에서] 지방시대 알파세대를 꿈꾸며
홍석천 경북본사1부장

지금 우리는 세대 갈등의 시대에 살고 있다. 6·25전쟁이라는 비극을 경험한 전쟁세대부터 이제는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보릿고개를 경험한 베이비붐 세대, '386'(이제는 586이라고 해야 하는)으로 불리는 민주화세대, 외환위기라는 직격탄을 맞은 X세대, 1995년 이후에 태어난 밀레니엄세대와 이후 세대를 포함한 MZ세대까지가 2023년이라는 동 시간대에 존재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알파세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알파세대는 Z세대 다음 세대이자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지칭한다. 알파라는 말이 시작이라는 것을 의미하듯 알파세대는 단순히 Z세대의 다음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인류를 지칭한다. 앞선 세대가 겪어보지 못한 판이한 세상을 사는 디지털·모바일 호모 사피엔스의 시작 세대이다.

이렇다 보니 연령별 세대 갈등뿐만 아니라 지역 간 갈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쏠림 현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지방에는 인구 감소로 지방소멸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인구 비중이 비수도권 인구 비중을 초월한 지 오래다. 일자리도 비수도권과의 임금 격차로 인해 수도권 취업자 수만 빠르게 증가한다.

이로 인해 수도권은 커지는데, 비수도권은 점점 소멸해 가는 실정이다. 저출산, 고령화, 청년층 대이동의 삼중고 속에 226개 기초 지자체 중 89개가 인구소멸지역으로 지정됐다. 또 인구 감소, 일자리·정주 여건 취약, 인구유출의 악순환 반복으로 경쟁력을 잃은 84개 한계대학 중 62개가 비수도권에 있다.

이처럼 한 나라 국민이 각기 다른 시대와 각기 다른 공간을 살아가면서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당연히 살아온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전쟁과 민주화 운동, 산업화와 디지털화 같은 굵직한 사건들을 다르게 경험한 국민은 각 지역과 세대마다 의식과 행동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 때문에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가치가 혼재되면서 서로를 이해하기보다 미워하는 갈등이 커져 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표적인 것이 경북도의 메타버스 정책이다. 메타버스는 신기술 기반의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시공간의 제약과 언어 장벽 등 현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또 사회적 약자를 위한 포용 서비스 개발과 지원이 현실보다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공공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3일 경북도청에서 진행된 화공특강에서 "광역교통망과 첨단 정보통신의 발전이 도리어 수도권 집중화를 야기했다"며 "정보화시대의 역기능이 집중화, 차별화라면 이제 새롭게 들어서는 메타버스나 AI 등 지능화시대는 분권과 공정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방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소득세 등 전례 없는 세제 혜택과 함께 지방정부가 디자인하는 특화발전모델 육성 등을 포함한 기회발전특구를 추진 중이다. 또한 경북도가 제안한 전일제 육아나 공교육기반의 대입제도 등을 담은 교육자유특구 도입도 실현단계에 접근 중이다.

이처럼 수도권 집중화 문제나 세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능화와 지방화가 필연적이다. 이런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앞으로 우리는 '지방세대'라는 전례 없는 신인류를 배출할 수 있지 않을까. 홍석천 경북본사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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