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백두대간의 소나무재선충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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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1 06:39  |  수정 2023-02-21 06:37  |  발행일 2023-02-21 제23면

곤충의 이름은 대개 그 외양에 연유한다. 곤충의 몸은 머리·가슴·배로 나누는데, 노린재의 경우 허리라고 볼 만한 부위가 좀 잘록하거나 길면 허리노린재로 분류한다. 허리노린재보다 더 긴 허리를 가진 노린재는 긴허리노린재이며, 배가 노란 것은 노랑배허리노린재, 몸에 흰 털이 나 있는 것은 양털허리노린재로 불린다.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는 전체적으로 몸이 호리호리한 호리허리노린재과 중 뒷다리에 톱니처럼 뾰족한 돌기가 줄을 지어 나 있는 노린재다.

소나무재선충의 매개 곤충인 솔수염하늘소는 더듬이가 긴 것이 특징이다. 더듬이가 수컷은 몸길이의 2~2.5배, 암컷은 1.5배가량 된다. 이름대로 소나무에 사는 수염(더듬이)이 긴 하늘소다. 몸은 보호색을 띠어 소나무와 비슷한 적갈색이다. 애벌레 기간을 소나무 속에서 보내는데, 그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걸린 것이라면 성충이 되어 나올 때 몸속에 약 1만5천마리의 소나무재선충을 지니게 되며 최대 2㎞까지 병을 전염시킬 수 있다.

북방수염하늘소는 주로 잣나무에 소나무재선충을 전염시키며, 생김새나 생활환(生活環·life cycle)이 솔수염하늘소와 매우 유사하다.

이달 초 상주시 화서면 상현리에서 잣나무 8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잣나무도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릴 수 있으나 문제는 그곳이 백두대간 보호 완충 구역이라는 점과 이미 확인된 감염지역으로부터 10㎞ 이상 떨어진 곳이라는 점이다. 이는 백두대간도 더 이상 소나무재선충병 청정지역이 아니며, 병의 전염 경로도 알 수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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