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농업기술원 청사 이전 심사위원회는 2017년 6월 농업기술원 이전 지역으로 상주시 사벌국면 삼덕리를 확정했다. 2019년 착공해 2021년까지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계획대로라면 농업기술원은 2년 전부터 삼덕리에서 업무를 봤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이전은커녕 공사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나무투기꾼'들이 이전 부지에 심어 놓은 조경수에 대한 보상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덕리가 농업기술원 이전 부지로 발표되자 마자 조경업자들을 주축으로 한 나무투기꾼들이 몰려들었다. 넓은 논밭에 벼나 곡식 대신 소나무·대왕 참나무·산수유 같은 조경수를 심었다. 투기꾼들이 땅 주인에게 보상금을 받으면 7:3 비율로 나눠 주기로 약속하고 농작물 보다 보상가가 높은 조경수를 심었다. 이는 신도시 후보지 정보를 미리 빼내 땅을 사고 그 위에 용버들을 심어 '투기의 신공' '신도시 타짜'로 불린 LH직원들 보다 더 교묘하면서도 막무가내식 수법이다. 투기 목적이 뻔한데도 불구하고 국토부 산하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심은 나무에 보상을 해 주라는 결정을 내렸다. 경북도는 불복하고 이의 신청을 했고, 이달 말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보상(補償)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 또는 단체가 적법한 행위에 의하여 국민이나 주민에게 가한 재산상의 손실을 갚아 주기 위해 제공하는, 손실에 상당한 대가'다. 만약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편법으로 국민의 혈세를 갈취하여 사욕을 채우려는 투기꾼들의 손을 한 번 더 들어 준다면,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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