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성안합섬, TK케미칼 가동 중단 '폴리에스터 원사 산업 위협'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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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4  |  수정 2023-11-09 10:28  |  발행일 2023-07-14 제2면
중국산 저가 공세에 가격경쟁력 ↓

성안합섬, 기업 회생절차 진행 중

TK케미칼 공장 정상화 쉽지 않아

국내 폴리에스터 원사 제조산업이 중국산 저가 공세와 탄소섬유, 스판덱스 등 고부가가치 섬유 소재 산업에 밀려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폴리에스터 원사 산업의 몰락을 방치하지 말고 뿌리 산업으로 지정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구미시 등에 따르면 구미에 있는 국내 대표 폴리에스터 원사 제조사인 '성안합섬'과 'TK케미칼'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성안합섬은 지난 4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공장 가동을 중단한 후 현재 법원의 기업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다. 성안합섬은 회생계획안을 만들어 채권단의 승인을 받은 후 오는 9월까지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10월쯤 회사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성안합섬 노동조합에 따르면 현재 190명의 정규직원 중 희망퇴직을 제외한 120여 명의 직원이 남았다. 이들은 현재 6개월 휴직 수당과 노동조합과 회사의 합의로 인한 일정 부문의 임금을 보장받고 있지만, 10월이면 끝나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김기찬 성안합섬 노조 위원장은 "폴리에스터 원사를 생산하는 성안합섬이 문을 닫으면 처음에는 중국산 저가 폴리에스터 원사로 대체하겠지만, 결국에는 폴리에스터 원사 산업 전체가 중국에 종속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며 "회사 회생을 위해 노동조합이 무엇이든지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국가 차원에서 폴리에스터 산업을 뿌리 산업으로 지정해 보호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에는 TK케미칼 구미 3공장도 문을 닫았다. 현재 회사와 노조는 폐업 및 보상, 공장 정상화를 놓고 협상 중이지만 사실상 공장 정상화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량은 대구·경북 섬유업체가 국내에서 조달하는 7만t 중 절반이 넘는 4만t에 해당할 만큼 비중이 크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다. 이들에게 계속 생산을 요구할 수는 없다"며 "두 회사 외 국내 생산 업체에 생산량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으며 정부에도 협조 요청을 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비수기에 돌입한 세계 섬유 시장 상황과 수입 유통망 확보로 올해 지역에 필요한 원사는 모두 확보했다" 고 했다.
박용기기자 yg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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