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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기자〈경북부〉 |
구미시의 한 기업에서 근무하는 A씨와 B씨는 회사 버스를 이용해 대구에서 출퇴근한다.
구미역 인근에서 병원과 약국을 하는 C씨와 D씨는 기차를 이용해 대구에서 출퇴근한다. 모두 평일에는 경제활동을 위해 구미에 있다.
구미에 사는 E씨와 F씨는 주말이면 대구 백화점에서 쇼핑을 한다. 승용차를 이용해서 한 시간 정도면 갈 수 있고 차가 막히는 것이 부담되면 기차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하기도 한다. 대구 동성로와 대구의 전통 시장, 야시장을 둘러볼 수도 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고 대구·구미시민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구미의 한 기업은 회사 직원 30%가 대구에서 출퇴근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구와 구미는 경제적으로도 생활권으로도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향후 대구와 구미를 연결하는 광역철도가 개통되면 대구와 구미는 더 가까운 이웃이 된다.
이런 구미와 대구 관계에 금이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는 일들이 생기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화물터미널 위치 갈등이 취수원 문제로 확산하더니 구미국가산업단지 기업까지 흔들고 있다.
대구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구미산단에 유해물질 배출업종이 들어오는 것을 막겠다.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하고 구미국가산단 내 유해물질 배출업종 변경 시 대구시와 협의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고 구미시는 "정상적으로 기업활동을 하는 구미산업단지 내 기업을 향해 법적 근거가 없고 실효성도 떨어지는 무방류 시스템 설치를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공장 가동까지 막겠다는 막무가내식 입장을 보인다"고 맞받았다.
이에 대해 구미에 있는 한 기업인은 "기업이 공장가동 허가를 받을 때는 현행법이 정하는 절차와 검토를 다 거친다. 대구시도 이를 잘 알 것이다", 다른 기업인은 "첨단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시가 곧 착공할 예정인 구미 5산단 2단계 구역에 더 많은 반도체 관련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업종 완화가 필요한데 대구시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미와 대구는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받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힘을 합쳐 성장해온 '순망치한' 관계로 구미와 대구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협력과 공생을 통해 윈윈하기를 바란다." 구미 상공인들을 대표하는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의 호소가 귓가에 맴돈다.
박용기기자〈경북부〉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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