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용설란

  • 이하수
  • |
  • 입력 2023-12-22 06:43  |  수정 2023-12-22 07:04  |  발행일 2023-12-22 제27면

'아까는 집에 안간다고 데킬라 시키돌라 케서/ 시키났드만 집에 간다 말이고'. 장미여관의 '봉숙이'는 독특한 창법과 사내들의 속셈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가사로 관심을 모으고 히트를 쳤다. 데킬라는 이곳뿐만 아니라 우리 가요 여러 곳에서 나온다. '데킬라(박강성)' '데킬라 부르스(김상희)' 등 노래 제목이 되기도 한다. 요즘에는 연말 모임 등에 이 술의 등장이 잦다고 한다. 그러나 술 좀 마신다는 소리를 듣는 필자에게도 데킬라는 적응이 잘 안 된다. 알코올 도수만큼 맛도 독해 소금을 핥는 것이 지독한 맛에서 속히 벗어나기 위한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멕시코 술 데킬라는 용설란(龍舌蘭)으로 만든다. 용설란은 잎의 모양이 용의 혀와 같은 난이라 하여 붙은 이름인데, 선인장의 일종이다. 당도가 높은 용설란의 뿌리에서 즙을 짜내 발효시켜 1차 술을 빚고 이것을 두 번 증류해 알코올 함유량 40% 정도의 데킬라로 만든다. 증류한 술은 숙성과정을 거치는데, 숙성 방식과 기간에 따라 데킬라의 등급이 정해진다.

멕시코 원산의 용설란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기르고 있으나 추위에 약해 겨울은 실내에서 지내야 한다. 10년 이상 자라야 꽃이 피는데 이것을 과장하여 100년에 한 번 꽃이 핀다며 '세기의 식물(century plant)'이라 부르기도 한다. 100년에 한 번 피기 때문에 행운을 가져다주며 꽃을 보고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설도 있다. 최근 충남 서산과 광주 등지에서 용설란 꽃이 피어 이를 보려고 사람들이 몰린다는 소식이다. 행운을 부르는 용설란 꽃이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희망찬 새해를 가져다 주길….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기자 이미지

이하수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